최종 업데이트 21.06.29 11:21

"오늘이 제일 싸다"…샤넬 앞 또 장사진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2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은 개점을 2시간 이상 앞둔 시간임에도 30여명의 고객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른바 ‘오픈런’(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쇼핑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을 위한 고객들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지며 가격 인상 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미국 소비자 가격을 오는 7월1일 12% 대폭 올린다. 인상되는 제품은 대부분은 샤넬에서 인기가 높은 핸드백들이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가격이 인상되면 국내 가격도 이에 맞춰 조정돼 이른 시일 내에 국내 소비자 가격도 인상될 전망이다.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는 제품은 핸드백 제품 6개로 국내에서는 예물로 주로 사용될 만큼 인기가 높은 제품들이다. ‘클래식 플랩백’의 경우 스몰이 기존 6200달러에서 6975달러로, 미디움 6800에서 7650달러로, 맥시가 8000에서 9000달러로 각각 12.5% 인상된다. ‘샤넬 19백’이 5100달러에서 10% 오른 5610달러, ‘보이 샤넬’이 5300달러에서 12.5% 오른 5963달러로 조정된다. 12.5% 가격 인상을 적용할 경우 현재 국내에서 864만원에 판매되는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은 1000만원에 육박하게 된다.
지난주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백화점에는 일주일째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간이 의자에 앉아 우산을 쓰고 기다리는 고객도 눈에 띄었다. 오전 7시30분 백화점을 찾았다는 30대 남성은 "도착하니 이미 앞에 1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주말에도 매장을 찾았지만 원하는 제품 재고가 없어 연차를 내고 한 번 더 방문했다"고 전했다.
샤넬 가격 인상에 따른 오픈런은 올해만 세 번째다. 샤넬은 지난 2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4월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인상 소식에 몇 주간 오픈런이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4월에는 가격이 인상되지 않았다. 또 지난해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는데 인상 때마다 매장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가격 인상 전 제품을 사서 되파는 전문 ‘리셀러’가 오픈런에 가세했으며, 오픈런 줄을 대신 서주거나 대신 제품을 구매해주는 아르바이트까지 생겨났다.
수시로 가격이 인상되자 일단 사고 보자는 심리가 나타나며 구매를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됐다. 소비자들 사이 "오늘 사는 명품이 제일 싸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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