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오는 9월부터 제주에서 낮에 전기를 쓰면 전기요금이 싸진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지역 계시별 요금제 시간대 구분기준 변경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계시별 요금제는 하루 중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단가를,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대에는 낮은 요금단가를 적용해 사용자 스스로 적은 비용으로 전력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요금제다. 지난 1977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이후 여건 변화에 따라 계절별·시간대별 구분기준이 변경돼 가면서 전국 산업용·일반용 등 대용량 사용자에게 일괄 적용하고 있다.
제주지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출력 비중이 2020년 기준 16.2%에 달한다. 태양광 보급이 늘어나면서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는 전력수요의 상당 부분을 태양광 발전이 부담, 낮 시간대 순부하(총 부하-재생에너지 발전량)는 감소한다. 반면 순부하가 최대인 시간대는 일몰 후 저녁으로 이동된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 전국에 일괄 적용하던 계시별 요금제 시간대 구분을 제주지역에 한해 지역 순부하 패턴에 맞게 개편한 것이다. 최대부하 시간대는 순부하가 높은 저녁 시간대(16~22시)로 옮기고, 경부하는 기존과 유사한 22~8시로 하며, 그 외 시간을 중간부하(8~16시)로 설정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낮시간 전력요금은 1킬로와트(㎾)당 여름철은 153원, 봄·가을철은 122.1원, 겨울철은 153원이다. 종전 대비 각각 35.8원, 18.6원, 35.8원 낮아진 수준이다. 저녁시간대 전기요금 변동은 없다. 기본요금은 1㎾당 4310원으로 현행과 같다.
이번 개편은 사전 제도안내, 전력량계 설정, 전산시스템 보완 등을 거쳐 9월1일부터 제주지역에 시행될 예정이다. 기존 계시별 요금제 사용자(제주 전기사용자의 약 3.6%)에겐 의무적용되고,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는 희망자에게 적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주지역 맞춤형 시간대 변경과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 도입은 발전량이 충분한 낮 시간대로 수요 이전을 유인할 것"이라며 "전력설비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전기사용자의 요금 선택권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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