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6.15 15:18

'수급난·이중가격'…불안한 서울 전세시장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안정을 찾는 듯 했던 서울 전세시장이 최근 들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3주 연속 전셋값 상승폭을 키우고 있어서다. 소위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신규 전세매물을 찾기 힘든데다, 같은 아파트에서 전세가격이 2배 가까이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6월 첫째주 서울의 전세수급동향지수는 108.5로 전주(107) 대비 상승했다. 올 들어 하락세를 보였던 지수는 지난달 넷째주부터 반등하더니 3주 연속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자가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 보다 전세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전세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6월 첫째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8% 올랐다. 전세값 상승률은 올 초 0.13%에서 지난달 중순 0.3%까지 하락하다, 최근 3주 연속 0.04%→0.06%→0.08%로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이주가 본격 시작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서초구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0.01% 수준에 그쳤으나 5월 중순 0.16%로 급등하더니 이후 0.26%, 0.39%로 크게 오르고 있다. 이주 수요 여파로 강남·송파·강동구 등 같은 동남권은 물론 동작·용산·성동구의 전세가격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세시장 불안 현상은 하반기에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위 ‘임대차 3법’으로 불리는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에 전월세 신고제까지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신규 공급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주택자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보유세 부담을 해소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신규 전세매물은 하반기 들어 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민간 임대사업자 제도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빌라나 다세대 주택 매물도 같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 1만건에 웃돌던 전세거래는 지난달 7094건까지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나온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도 지난달 15일 2만2024건에서 한달 사이 2만958개로, 4.8% 감소했다. 반면 월세 매물은 같은 기간 300건(2.2%)이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신규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같은 아파트에 같은 면적임에도 전세가격이 크게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일례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99.6㎡(전용면적)는 불과 3일 만에 6억원 가량 차이나는 전세계약 2건이 체결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43㎡) 역시 지난달 3일 4억305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으나, 같은달 25일에는 9억원에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의 전세가격이 2배 가까이 벌어진 셈이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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