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윤동주 기자 doso7@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세와 전·월세신고제 시행 직전인 지난달 서울 집값이 오히려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임대차3법이 오히려 시중의 임대차 유통 물량 감소를 촉발, 매매가까지 자극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달 주택(아파트·연립·단독 포함) 가격은 0.40% 올라 전월(0.35%)에 비해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서울은 전국에 83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2·4대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0.51%, 3월 0.38%, 4월 0.35%로 두달 연속 상승폭을 줄였으나 다시 상승 그래프가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상승률 지난해의 4배…더 불안해진 집값= 올들어 5월까지 서울지역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2.05%로 지난해 같은기간(0.51%) 상승률의 4배를 넘어섰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0.48%, 올해 전체로는 2.49% 올라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상반기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던 정부 기대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과도한 규제가 집값을 더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공공개발에 대한 신뢰 하락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건축 규제완화 추진, 여당의 선거용 부동산 대책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서울은 강남권뿐 아니라 강북권도 매수세가 몰리는 분위기다. 노원구(0.76%)와 도봉구(0.57%) 등 비교적 서울시내에서 집값이 저렴한 동북권은 재건축 등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올들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주요 재건축 단지가 몰린 강남구(0.60%), 서초구(0.59%), 송파구(0.53%)도 상승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부동산원은 "강남권은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이나 중대형, 강북권은 개발호재 중저가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과 경기도는 이번달 모두 상승폭을 소폭 줄여 수도권 전체로는 주택 가격 상승률이 0.91%에서 0.86%로 축소했다. 다만 인천과 경기도 역시 올해 누적 상승률은 6%대로 지난해의 두배에 육박하는 만큼 안정세를 언급하긴 힘들단 분석이다.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시흥시(3.26%) 등 수도권 주요지역 집값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매물도 80여일 전으로 회귀…‘전세의 월세화’도 가속 = 올해 누적되던 서울의 아파트 총매물량(매매·전세·월세)도 점차 소진되고 있다. 4월께 8만8000여건대로 정점을 찍은 후 이후 확연한 감소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총매물은 8만2913건이다. 서울 아파트 총매물수가 8만2000건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13일(8만2241건) 이후 80여일 만이다. 특히 이 기간 매물 비중의 변화가 눈에 띈다. 전세매물은 2만2939건에서 2만1263건으로 7.3% 줄어든 반면, 월세매물은 1만5315건에서 1만6427건으로 7.26% 늘었다.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되는 추세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매수에 나서며 집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임대인을 규제하게 되면 전반적으로 주택공급이 줄어들게 된다"며 "시장에서는 수요초과로 인한 가격인상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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