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향후 현금이용률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상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CBDC를 도입할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재확산했을 때 정부가 개인에게 직접 CBDC를 입금하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도 쉽게 시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기술이나 제도적 호환에 따른 어려움도 커 단기간에 대대적인 상용화는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29일 국제금융센터의 '주요국의 CBDC 도입추진 현황 및 관련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이 6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6%가 CBDC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일 정도로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BC 실현 가능성 검증 단계에 해당된다고 응답한 국가는 2019년 42%에서 지난해 60%로 증가했다. 개발 및 파일럿 단계에 있는 국가도 10%에서 14%로 증가하는 등 CBDC 관련 연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역시 8월부터 가상 환경에서 CBDC 모의 실험에 착수한다.
신술위 국금센터 책임연구원과 최성락 전문위원은 "향후 CBDC가 상용화할 가능성은 커졌다"며 "블록체인 등으로 이미 기술혁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금 이용률 축소 등의 추세를 고려하면 CBDC는 점차 보편적인 화폐가 될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기술, 금융, 경제 체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 각국 중앙은행들이 신중하게 접근 중인 만큼 단기에 상용화할 여지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CBDC는 화폐, 중앙은행, 금융기관 등의 역할·개념에 대한 재정립을 시사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 연구원은 CBDC를 둘러싼 주요 쟁점으로 도입 필요성과 은행시스템, 기존 민간 가상자산, 통화정책 등에 대한 영향 등을 꼽았다. 이들은 "은행 예금의 대체재로 간주되면 CBDC 발행은 은행의 탈금융중개화(금융기관 이탈)와 디지털 뱅크런(대량 인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소개했다.
기존 민간 가상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는 "양자 간 목적과 기반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CBDC를 통해 정책적으로 민간 가상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다만 결제 수단으로서의 민간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CBDC가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으로는 내수 촉진, 디플레이션 압력 완화 차원에서 통화정책 효과를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꼽혔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할 수 있어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연구원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대유행할 때 개인에게 직접 CBDC를 입금하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이전보다 쉽게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선제적으로 CBDC를 개발해 달러화 영향력 축소 우려가 제기됐지만, 달러화 패권은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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