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문채석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확장적 재정 의지를 강조하면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양새다. 경기회복으로 세수가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것인데,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호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文 "세수 활용한 추가 재정 투입"… 정부도 ‘확장 재정’=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애로 해소를 위해 각종 지원책을 쏟아낼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내수, 투자, 수출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하반기에 집중 추진할 과제들을 최대한 발굴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확장 재정을 내년까지 유지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문 대통령은 앞서 "큰 폭으로 증가한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는 6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자동차 개소세 인하(5→3.5%) 혜택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7월부터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 시 최대 1년간 월 75만원의 청년채용특별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침은 추가 재정지출 여력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점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재정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4.5%로, 주요 20개국 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日 전철 우려= 정부가 확장적 재정 기조를 이어갈 경우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재정건전성 악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Aa2 안정적으로 유지했지만 "장기간 유지해온 재정규율 이력이 시험에 들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만 네 차례의 추경을 편성했고, 올 3월 추가 추경을 진행했다. 이에 연말 기준 국가채무 전망치는 965조9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본처럼 부지불식간에 국가채무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IMF에 따르면 2012년 226.1%였던 일본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0년 만에 253.6%로 27.5%포인트나 상승한다. 올해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정을 풀면서 253.6%를 기록한 뒤, 2026년에는 254.7%로 치솟을 전망이다. IMF 기준 일본의 통합재정수지(D2 기준)는 올해 기준 -12.6%를 기록할 전망이다.
◆걷는 돈 되레 줄어, 세입확장法 만들어야= 반대로 걷어야 하는 돈은 줄이는 현상도 비슷하다. 우리나라는 당초 2023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전면 시행하면서 2000만원을 공제하기로 했지만,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여론에 밀려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1월 예정인 비트코인 과세도 유예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세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미뤄지고 예정된 재정 적자로 적자국채 발행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일본이 약 15년 전 세출 개혁을 소홀히 하고 확대 재정 기조를 이어가다 ‘악어의 입이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표현하는데, 지금 한국이 그때의 일본과 많이 닮았다"며 "적어도 새 정부 출범 후에는 세입 확장 관련 법을 만든 뒤 2023년부터는 수입 확장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세종 =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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