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주상돈 기자]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이 다음달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4 정상회의를 계기로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를 구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분야에서 반도체 공급 대란이 이어지면서 관련 원자재 공급망의 취약점을 점검한다는 명분이다. 하지만 선진국 위주로 공급망을 다시 짜기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서방국가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유럽국가들은 이 과정에서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대만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투자확대 요구 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서 우리 기업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G7+4개국(한국·호주·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전문가들은 최근 화상회의에서 '경제회복' 논의를 통해 반도체 수급과 공급망을 살피기 위한 '국제공조 워킹그룹 구축'을 내달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건의하기로 했다.
정부측 관계자는 "G7+4개국 전문가들이 반도체 뿐 아니라 희토류, 백신, 의료용품 등 공급망 취약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반도체에 대해선 공급망 협의체를 구축하자는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체를 반도체 외에 희토류, 백신 등 다른 분야에도 둘지는 정상회의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G7+4개국의 반도체 협의체 구축방안은 국가안보를 목적으로 무역질서를 교란하거나 수출입을 규제해선 안된다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이유는 지극히 중립적이지만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G7 위주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가 구축돼 중국을 배제하는 쪽으로 움직일 경우 전세계 반도체 뿐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은 협의체 신설을 계기로 한국, 대만을 공급망 구축 협조를 강력하게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측 관계자는 "향후 G7이 공급망 실태조사 후 유럽 중심으로 우리 기업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 보장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기업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공급망 재편 논의 과정에서 기업들이 받는 압박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건 부담"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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