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5.25 11:30

우후죽순 보조금·과속 보급 탓?…8년만에 사라지는 태양광 대여사업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태양광 설비 대여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린 것은 태양광 보급 속도가 수요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태양광 보급 확산을 위해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보조금 투입을 늘리다 보니 민간 주도가 어려워졌고 이들 사업자의 수익성 역시 악화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교한 시장 설계와 안정적인 전력망 형성이 중요한 만큼 공급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주도 위해 신재생에너지 속도조절해야=태양광 대여사업은 에너지공단이 선정한 민간 사업자가 주택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임대해 설치하고, 7~15년간 설비를 유지·관리하는 제도다. 주택 소유자는 태양광 발전설비 대여료를 납부하는 대신 전기요금을 크게 낮출 수 있고, 대여 사업자는 대여료 수익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생산시 받는 인증서(REP)를 발전사에 판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에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정부 예산을 직접 투입하는 것보다는 시장 주도의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태양광 보급을 확산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설치시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 우후죽순 이뤄지다 보니 태양광 대여사업이 확산되지 못했다. 예컨대 주택용 태양광 설비 설치비 보조금을 지원하는 주택지원사업의 경우 2016년 204억원에서 2017년 244억원, 2018년 683원으로 예산이 늘어났다. 건물지원사업 예산은 2017년 214억원, 2018년 339억원, 2019년 664억원으로 늘었다. 융복합지원사업 예산은 2018년 575억원에서 2020년 2997억원으로 늘었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과잉으로 시장 참여자의 유인이 약화되고 전력계통 불안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태양광 인증서 가격 '뚝뚝'…"전력망 문제·시장 예측 정교하게"=특히 현 정부 들어 신재생에너지 생산인증서 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 등에 따르면 태양광 대여사업자가 발전사에 판매하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인증서(REP) 가격은 2018년 1kWh당 211~258원에서 2021년 기준 146~166원/kWh(킬로와트시)로 떨어졌다.
산업부는 대여사업자가 소비자에게 받는 대여료 상한을 제한하는 대신 발전사에 친환경발전 인증서를 팔아 수익을 충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발전사들이 시장에서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는 신재생에너지 물량이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증서 가격이 떨어졌다.
정부가 태양광 대여사업 제도 폐지를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과잉 공급으로 발전사가 구입하는 신재생에너지 물량이 줄면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도 2016년 10월 1㎿h당 17만4267원에서 현재 3만원대로 급락했다. 사실상 주택 소유자에게 토지를 빌려 태양광 발전에 참여하는 대여사업자가 사업에 뛰어들 유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현 정부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 실적에만 치중하다 보니 전력계통망 연결이 불안하고 시장 예측에 실패해 사업자의 수익성 역시 악화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20년 이상 예측이 필요한 장기사업인 만큼 과속 추진보다는 안정적인 보급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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