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행업 관련 손실보상법 제정 및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처음으로 손실보상 관련 입법청문회가 25일 열리는 가운데 정치권과 정부가 손실보상법 시행 전 피해까지 법을 소급적용할지 여부에 대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키를 쥐고 있는 여당 측에서는 "일정 수준의 소급 적용은 필요하다"는 입장이 지배적이고 정책 당국은 "손실보상제는 시행하되 소급 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소상공인들은 소급적용은 물론 세제혜택 등 지원 수준을 더 높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25일 오후 1시부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손실보상법 소급적용 여부에 대해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증인으로 최상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 등 정부 측 1급 인사가 참여한다. 참고인으로는 외식업·코인노래연습장·스터디카페·여행업 소상공인들과 학계·법조계 전문가 등이 출석한다. 입법청문회는 2013년 사면법 개정 관련해 한 차례, 2014년 카드 개인정보 유출 방지와 관련해 두 차례 등 총 세 차례 열렸지만 손실보상 관련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쟁점인 '소급 적용'과 관련해 논의 주체인 '정치권-정부-이해관계자' 중 정부 당국만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형국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 직전까지도 소급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중복지원, 형평성, 집행 시 정산 등 기술적 어려움 등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소급 적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여행업, 유흥업소 등에 대한 '중복지원'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해가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19 방역지침 때문에 영업이 제한'된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유흥업소의 경우 민주당 시뮬레이션 결과 전체 보상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손실보상 관련 법안 20여 개가 국회에 계류된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여당만 합의해주면 법 집행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이와 관련 전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코로나19 소상공인 위기상황과 해법' 토론회에서 "일정한 소급은 피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며 "소급 적용을 재고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난 2월 본인의 발언을 뒤집었다. 전날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손실보상) 법령 제정 이후의 지원만으로는 정상화가 어렵다면 소급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자위 소속 야권 관계자는 "정부에서 세 가지 이유로 소급 적용이 힘들다고 하는데, 20여 개 손실보상 관련법을 국회가 밀어붙이면 정부는 (실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아무리 반대해도 여당이 입법 의지를 갖고 통과시켜주면 해결되는 문제고, 야당은 처음부터 (시행)하자고 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청문회에 참석하는 소상공인들은 일본과 독일의 ▲소상공인 신속 보상 ▲긴급 운영자금 긴급대출지원 ▲세금 납부연기 ▲임대료 지원 ▲전업 지원대책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가장 예민한 부분은 '세금 납부 연기'다. 소상공인이 아니더라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현금성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조세 체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생기는 건 다른 문제다. 정부 당국에서도 이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의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버팀목자금플러스 등의 현금지원 14조원과 금융융자지원 30조원 등 45조원의 지원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독일은 6조원 규모의 영세업체 현금 지원을 했는데, 우리나라는 14조원을 지원한 만큼 결코 낮은 수준(의 지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 국회의원 115인은 이날 청문회 세 시간 전 '손실보상법 촉구 여야 국회의원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방역을 위한 행정명령으로 인해 영업에 차질을 빚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손실보상을 소급해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충분한 초저금리 대출(재기자금) ▲파산자 신용회복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당국은 자신들의 곳간만 불리겠다는 부처 이기주의를 버리고 굶주린 백성을 살리기 위한 구휼미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