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의 한 토지에 지난 3월10일 용버들 묘목이 빼곡히 심어진 모습./시흥=김현민 기자 kimhyun81@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제2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막기 위해 농지에 대한 과세 제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 제도상 농지 취득세를 50%까지 감면해주는 케이스가 있으며 종합부동산세조차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투기 사태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동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초빙연구위원(경북대 교수)은 21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한 '농지투기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현 제도상 농지 취득에 대해서는 일반 세율인 4%보다 낮은 3%가 적용된다. 주말·체험 영농을 위한 경우에도 일정 토지 요건만 충족하면 농지 취득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2년 이상 영농에 종사한 자경 농민이 직접 농업에 사용하기 위해 농지·축사·온실 등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를 50% 감면해준다. 영농 자녀가 증여받는 농지 등에 대해서는 5년간 1억원 내에서 증여세를 면제해준다.
농지는 기본적으로 분리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세법상 과세 대상 토지는 종합합산·별도합산·분리과세의 3개 그룹으로 나뉘는데, 종부세는 이 중 종합·별도합산과세 대상 토지에만 매겨지기 때문이다. 주말·체험용 농지도 실제 농업에 사용하면 분리과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종부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재산세를 부과할 때도 실제 영농에 사용되는 농지에 대해서는 일반 토지 세율인 0.2%보다 낮은 0.07%의 세율을 적용한다. 농지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부과 시에는 농지와 기타 토지 간 세율 차이가 없다. 단, 농지 소재지에 거주하는 거주자가 8년 이상 직접 경작한 농지를 양도할 경우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해준다. 거주자가 경작상의 필요에 의해 토지를 대토할 경우에도 양도소득세를 전액 감면한다.
이 교수는 "대부분 세목에서 농지에 대해서는 다른 토지와 구분해서 과세상 우대를 하고 있으므로 농지를 취득해 조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자연인을 좀 더 엄격하게 한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지에 대한 일반적 세율 우대를 삭제하고 자경농민에 대해서만 감면 특례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처럼 주말·체험 영농 목적의 농지 취득에 대해 일반적인 토지 취득과 비교해서 세율 우대를 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토지가 재산세 부과 시 분리과세 대상으로 분류되면 세율 상 우대를 받을 뿐만 아니라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지 않는 결과로 연결되므로, 분리과세를 위한 기준인 '실제 영농에 사용되고 있는 농지'라는 표현의 세부적 기준을 좀 더 명확하고 엄격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농업법인이 농민과 같은 수준의 세제 혜택을 받는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농업법인의 운영이 본래의 목적대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실태조사 주기를 현행 3년보다 짧게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농지를 영농에 이용하지 않고 부동산 양도차익을 거둘 목적으로 매매하는 경우 그 이익을 환수하는 방안도 포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H 투기 의혹 사태를 계기로 농지에 대한 세제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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