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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전셋값 급등에 따라 전세자금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자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나섰다. 우대금리 제공 항목 축소로 대출금리를 높이는 방식은 물론 아예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일환이라는 것이 은행들의 설명이지만 실수요자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목소리가 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112조9776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7조7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은행 전세대출 잔액이 늘어난 배경은 집값 상승과 함께 전셋값도 천정부지로 솟은 영향이다. 신규는 물론 전세금 상승으로 추가 대출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임대차법이 시행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019년 6월 셋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10일 조사 기준)까지 100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부터 192주 연속 상승한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은행들, 우대금리 축소·신규취급 중단나서전세대출 수요가 지나치게 급증하자 은행들은 즉각 수요 조절에 나섰다. 급한 대로 대출금리를 높이고 신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세대출의 최대 우대금리 폭을 0.1%포인트 낮춘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전세상품에 대해서도 우대금리를 0.2%포인트나 내렸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지난 3월 말 우대금리 폭을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속도 조절을 이유로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집주인이 소유한 기간이 6개월 이하인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보험사 요청에 따라 전세대출 사기를 막고자 했던 조치였는데 전세대출을 원천 차단하려고 것으로 비춰지자 보류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일부 은행의 취급 중단에 따라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쏠릴 경우 모든 시중은행이 한도 관리에 나서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전세대출 실수요자들은 불만이다. 당장 다음 달 전세계약을 앞뒀는데 주거래은행에서 신규 취급을 하지 않는다거나 전세대출이 거절됐다는 사례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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