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세계 모든 종자 2만7325점 보존
전주·수원 2곳에 첨단 저장시설
규모 7.0 지진도 견딜 수 있어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국형 종자보존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식량안보’가 글로벌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우수한 품종의 원천 재료인 유전자원 확보가 전 세계적 관심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1일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2008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세계종자안전중복보존소로 지정받아 현재 다른 나라와 기관에서 기탁한 총 2만7325점의 종자를 보존 중이다. 농진청은 세계채소센터와 당시 체결한 유전자원 안전중복보존 협약을 지난해 11월 갱신하고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세계채소센터의 모든 유전자원 456종, 6만5000점을 농업유전자원센터에 장기 안전 보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는 지난해 세계채소센터에서 18개 블랙박스에 담아 보내온 유전자원 87종, 7512점을 같은 해 12월 경기 수원에 있는 농업유전자원센터 중부지소에 입고 했으며 앞으로도 연간 30점의 유전자원을 무료로 센터에 분양한다.
센터는 전북 전주와 경기 수원 2곳에 국제 규격의 첨단 저장시설을 보유 중이다. 온·습도 유지를 위해 벽은 3중, 바닥은 5중으로 설계돼 있고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으며 단전에 대비해 비상 발전기도 갖추고 있다. 저장고는 보존기간에 따라 중기저장고(30년), 장기저장고(100년), 특수저장고(반영구)로 구성됐다.

이들 저장고에는 해외 유전자원뿐만 아니라 지난 1월1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식물유전자원도 3083종26만6649점을 보존하고 있다. 세계 5위 수준이다
농촌진흥청은 또 우리나라 유전자원의 안전한 보존을 위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에 있는 국제종자저장고에 토종종자를 맡겨 영구 보존 중이다. 2008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토종종자 33종, 1만3185점을 기탁했으며 지난해 10월 2차로 18종 1만점을 맡겨 총 44종, 2만3185점을 보존하고 있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산속 130m 갱도 끝에 450만점을 보존할 수 있는 3개의 장기저장고를 갖추고 있으며 각종 재난과 재해에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보낸 약 100만점의 종자가 저장돼 있다.
유전체 빅데이터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도 향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식물자원은 8073여종(미세조류 제외)으로, 지금까지 확보된 유전체 빅데이터 양은 보유자원 수 대비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농촌진흥청 등 관계 부처는 ‘한반도 토종식물자원 생명 정보 빅데이터 구축전략’을 지난달 과학기술 관계장관회의에서 심의·의결한 바 있다. 이는 멸종위기종, 재래종 등 토종식물의 다양성과 유전체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식물 소재 국산화와 바이오 데이터 자립화를 통해 바이오 산업적 활용 촉진 등 공동연구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관계부처는 ▲재래종, 희귀종 등 현재 보유 중인 8073종을 2030년까지 9700종 이상으로 확대 수집 ▲경제·생태적 가치가 높은 1441종 32만점 토종식물을 선정하고 유전체 빅데이터를 대량 구축해 맞춤형 유전체 정보 제공 ▲식물 분야 빅데이터 활용 전문인력 양성과 연구·산업 현장 지원 등 3대 전략도 구체화했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농산물 수출 국가의 수출제한 조치가 재현, 확대된다면 식량안보가 흔들릴 수밖에 없으며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농업의 근간은 종자"라면서 "다양한 유전자원을 가진다는 것은 미래 기후변화와 병충해, 전염병에 대비하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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