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험료 인상 가능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손해율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여기에 정비수가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보험료가 오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보험료를 올리게 될 경우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비용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2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안정화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해 12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3799억원 적자로 전년 1조6445억원 적자에서 대폭 개선됐다.
특히 올들어서도 1~4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79.7%, 현대해상 80.3%, DB손해보험 80.3%, KB손해보험 80.2% 등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감소하고 병원 이용이 줄어들면서 보험금 청구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 적정 손해율로 추정하는 78~80%에 모두 해당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의 근거는 희박해졌다.

하지만 일부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면서 대형사들도 보험료 인상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20일자로 퍼마일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평균 6.5% 인상했다. 지난달 16일에는 MG손해보험이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평균 2% 올렸으며, 이달 10일엔 롯데손해보험이 보험료를 평균 2.1% 높였다.
중소형사는 대형사에 비해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MG손해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07.7%를 기록했으며 롯데손보도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9%를 기록해 적정 손해율을 뛰어넘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고질적인 병패로 자동차사고 경상환자의 과잉진료에 따른 과도한 치료비 지급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에게 지급된 진료비는 2014년 3455억원에서 2020년 1조원으로 증가했다.
경상환자의 과잉진료에 따른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가 선량한 대다수 계약자의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경상환자에 대해 진단서 제출 의무화 도입을 검토중이다. 경상환자가 통상 진료기간 3주를 초과해 치료받을 시, 의료기관이 진단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비업계 "정비수가 인상해야"…새 변수 떠올라
여기에 최근 새로운 변수까지 등장했다. 자동차 정비업계가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 정비수가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정비수가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정비수가는 사고 차량을 정비업체가 수리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시간당 공임을 의미한다.
현재 정비수가를 산정하기 위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가 가동중이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정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보험업계와 정비업계, 국토부, 금융위원회, 소비자단체 등으로 구성된다. 자동차 정비업계는 정비요금 8.2%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보험료 인상여부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손해율이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거나 정비요금의 인상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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