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이달 들어 5대 은행에 ‘갈 곳 잃은 돈’이 30조원 가까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스권 증시가 이어지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급등락하면서 투자처를 관망하는 자금이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에 편입됐다는 분석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수시입출식예금(MMDA) 제외)은 654조8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626조4790억원보다 28조3669억원이 급증한 규모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2월 29조 277억원을 2주 만에 근접한 수준까지 온 셈이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할 때 은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이다.
요구불 예금은 지난해 12월말 582조1680억원에서 올해 1월말 576조55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월 말 605조828억원에서 3월말 617조4389억원까지 폭증했다가 4월말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요구불예금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 자금 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다. 실제 올해 연초까지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가상화폐 광풍이 불면서 요구불예금은 급격히 빠져나갔다. 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이 횡보세를 거듭하고 있고 가상화폐 변동성도 급격히 커지면서 대기자금을 요구불예금에 넣어놓은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올 연초부터 각광을 받아온 증시와 가상화폐 시장이 최근 조정을 받으며 요구불예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특히 가상화폐 시장이 등락을 거듭하면서 다른 유망 투자처를 물색하는 자금들이 더욱 몰려들 수 있다"고 전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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