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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정부가 흩어져 있는 아동학대 예산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돈주머니를 일원화해 중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취지다.
5일 정부 관계자는 "범죄피해자보호기금 부분을 일반회계로 전입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안정적인 수입원을 통해 중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법무부·기재부 등 3개 유관 부처가 협의 해야 하기 때문에, 편성부터 사후 관리까지 행정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아동학대 관련 사업에 배정된 예산 총액(546억2300만원)의 대부분은 범죄피해자보호·복권기금에 의존 중이다. 전체 아동학대 예산 중 주무부처의 일반회계 예산은 172억원에 불과하고, 범죄피해자보호기금과 복권기금에서 각각 287억원, 87억원을 끌어다 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아닌 범죄피해자보호기금(52.6%)이다. 나머지를 일반회계(31.5%)와 복권기금(15.9%)이 채우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추경예산 제외) 예산(88조9751억원) 중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0.0006%에 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정인이 사건·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등 전국적으로 아동학대 사건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돈주머니’를 일원화해 중장기적인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동학대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데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주무부처 정립과 일관된 예산 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복지부 ‘학대 피해 아동 보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최종 판단된 사례는 2015년 1만1715건에서 2019년 3만45건으로 156% 이상 급증했다.
수입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예산을 크게 늘릴 수도 없다.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은 벌금으로 낸 돈에서 8%씩 떼서 적립하기 때문에 관련 수납액에 따라 규모가 증감한다. 복권기금 역시 저소득층, 장애인 등 다양한 사업이 운영되기 때문에 아동학대 예산만 대폭 늘리기 어렵다.
학계에서는 기금을 일원화해 예산 집행·평가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 예산을 일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타당성을 검증해 한 쪽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금 사정에 따라 예산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문제"라며 "우선순위를 정해 일반회계로 편입시켜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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