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에 대해 "커런시(currency·화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버츄얼 어셋(virtual asset),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주무부처를 기재부가 아닌 '금융위원회'라고 명확히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관심을 두고 있는 '거래 투명성'을 갖추기 위한 것이 이번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이라며 "이는 금융위가 소관하는 법률로, 그런 의미에서 가장 가까운 부처는 금융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관련 대책이 시급해진 가운데 이를 어느 부처에서 맡을 것인가를 놓고 정부 내부에서도 설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홍 부총리가 '자산'이라는 성격을 상기시키며 주무부처를 금융위라고 사실상 못 박은 것이다.
홍 부총리는 다만 "아직 범부처 회의에서 (주무부처) 결정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논의 중이기 때문에 (개인적) 견해"라면서도 "여러 갑론을박을 벌여 주무부처를 빨리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투자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는 데 대해 투자자들 사이 반대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소득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조세 형평상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술품 거래에도 과세하는 만큼 가상자산 과세는 불가피하고 입법도 완료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요구하는 과세시점 연기에 대해서도 "그대로 진행이 되게끔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오후 국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와 관련해 공청회가 개최된 가운데, 홍 부총리는 "예타 제도는 큰 골격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타 주체를 현행 기재부가 아닌 각 부처 또는 국회로 넘기자는 의견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행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재정지원 300억원 이상'인 예타 적용 기준금액을 상향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정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논의 여지를 남겼다. 국회에서는 예타 기준을 '총 사업비 1000억원 이상, 재정지원 50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관련해 홍 부총리는 "(기준 금액을) 500억원으로 정한 것도 굉장히 오래됐다"며 "과거 국가 재정규모가 300조~400조원이다가 지금은 550조원대로, 프로젝트 (재정) 단위도 커진 만큼 대상 금액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계의 사면 요구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제가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을 아꼈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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