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2022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기획재정부)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부가 내년에도 기존의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증액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경기 회복 및 산업 구조 변화 대응 등을 위해 지출액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도 예산 지출액은 6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했다. 편성지침은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에 전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올해 편성지침의 네 가지 원칙은 경제활력 제고, 미래 혁신투자, 민생·포용기반 구축, 국민 안전과 삶의 질 등이다. 경제도 살리고 복지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은 "첫 번째 투자 중점은 전 방위적인 경제활력 제고에 있고, 고용과 내수를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최역점을 둬야 된다"며 "우리 경제가 정상적 성장궤도로 확실히 진입하도록 뒷받침하고 선도국가 도약에 필요한 혁신과 포용 투자를 지속하려면 재정은 선도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가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시사한 가운데 내년 정부 예산은 600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해 9월1일 국회에 제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상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인 6.0%를 올해 본예산 558조원에 보태면 591조5000억원이 된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위해 발행한 추가경정예산 등을 고려하면 지출액은 이보다 더 늘 수 있다. 600조원을 돌파할 경우 2020년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한 뒤 2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와 비교하면 예산 200조원이 폭증하게 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복지 예산 위주로 지출을 대폭 늘리는 확장재정 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재정 관리를 위해 코로나19 위기 대응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증액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그간 타당성이 낮은 지출사업을 편성지침에서 재검토한 적은 있어도 한시지출사업을 특정해서 전면 재검토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재검토 대상 사업은 유동성 공급을 위해 늘린 펀드 등 정책금융 사업, 고용유지지원 및 고용장려금 등 고용지원 사업, 농수산·문화·관광 바우처와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 같은 소비회복 사업 등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증액했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편성지침에 밝힌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지난해에 코로나19로 예년보다 많은 한시적 사업을 했지만, 이를 상시화하기보다 미래에 대비한 투자 재원으로 지출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침에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이달 초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1차 추경을 발행하면서 국가채무 전망치가 연말 기준 965조9000억원으로 늘어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 실장은 "적극적인 재정운용과 재정 총량관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각 부처는 편성지침에 따라 오는 5월31일까지 내년도 예산요구서를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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