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 비비고 국물요리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맞벌이 직장인이자 주부인 강혜원(44·가명)씨는 최근 장을 볼 때마다 빼놓지 않고 구매하는 제품이 있다. 국·찌개 등 국물요리 가정간편식(HMR)이다. 강씨는 HMR는 인스턴트 식품이라는 생각에 그동안 구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물요리 HMR를 접한 뒤 생각이 완전 바뀌었다. 강씨는 "아이들도 저도 밥 먹을 때 국은 꼭 있어야 하는데 HMR 제품이 생각보다 맛과 품질이 좋아 계속 구매하게 된다"고 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HMR시장의 성장이 가파르다. 특히 한국인 밥상에 빠질 수 없는 국물요리를 두고 식품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찌개 HMR 비비고만 1억 봉지 판매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HMR 중 국물요리시장은 최소 3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닐슨코리아가 추정한 2019년도 국물요리 HMR시장 규모인 1998억원보다 1.5배 성장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국물요리’의 경우 지난해 1억봉지 넘게 팔렸다. 국민 1인당 두 그릇 이상 먹은 셈이다. 매출액은 2000억원을 넘어서 햇반, 비비고 만두에 이어 세 번째 메가제품으로 등극했다. 오뚜기의 국물요리 HMR는 지난해 4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50%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원F&B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받으며 국물요리 HMR가 크게 성장했다. 4월 출시한 신제품들은 8개월 만에 2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했다.
식품업계는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등 주요 업체를 비롯해 기존에 HMR시장에 적극적이지 않던 업체에서도 신제품 출시를 앞다투는 만큼 올해 국물요리 HMR시장 규모는 5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번 맛보니 국·찌개 안 끓인다 지난해 가파른 성장을 이룬 국물요리 HMR는 올해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찬류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 국물요리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오르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23일까지 국물요리 HMR의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2월은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하며 HMR 사재기가 발생해 전년 대비 매출이 수백 % 급증한 때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국물요리 HMR의 성장은 여전히 가파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반찬의 경우 지난해 워낙 크게 성장했고, 봄이 되면서 외식이 늘어난 영향으로 가파른 성장세는 꺾였다"며 "반면 국물요리의 경우 반찬은 없더라도 국물은 필요한 한국인 특성에 더해 한 끼 대용으로 먹기 편해 꾸준한 매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에는 2030세대가 주 소비층이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중장년층의 구매가 많아지며 소비층 자체가 두꺼워진 영향이 크다는 게 식품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투자·신제품 출시 가속화식품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HMR 사업에 새롭게 뛰어드는 신규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자 기존 업체에서는 수백억 원의 시설 투자와 함께 신제품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올해 ‘집밥’ 트렌드 확대에 맞춰 외식형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차돌육개장, 진국설렁탕, 전북미역국 등 외식형 국물요리를 선보이며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올해는 비비고 국물요리 매출 2600억원 달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지역식 국물요리를 중심으로 경쟁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지역식 국물요리는 총 35종으로 ‘대구식 쇠고기 육개장’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지역식 국물요리=오뚜기’라는 인식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양반 국탕찌개’의 생산을 위해 광주공장 1만㎡ 부지에 400억원 규모의 신규 첨단 특수 설비를 투자한 동원 F&B 역시 신제품 출시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육가공업체 하림의 국물요리 HMR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 하림은 최근 HMR 제품군 확대를 위해 52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익산에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마련했다. 하림은 라면을 필두로 국물요리 HMR로도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