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25 11:05

[금소법 첫 날]"계약 해지 속출할라" 민원 많은 보험·카드 '영업위축' 속앓이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기하영 기자]최석호(33)씨는 얼마 전 한 보험설계사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설계사는 최 씨가 가입한 암보험을 설명하며 적은 보험료로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있다고 권유했다. 문제는 최씨의 개인정보로 이미 보험을 설계하고 심사까지 받았다는 것. 최 씨의 어머니가 보험 리모델링 방송을 보고 상담을 받았는데 설계사가 마음대로 개인정보를 활용한 것이었다. 최 씨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이후에야 설계사는 설계 내용과 개인정보를 삭제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는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한 것에 대한 사과도 없이 심사는 신용정보조회와 달리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설계사의 변명이 황당할 뿐"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25일부터 시행되면서 민원이 많은 보험이나 카드업계가 영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불완전판매로 인한 불신이 상당한 가운데 계약철회가 쏟아질 수 있다며 우려에서다.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 약관에 금소법 내용을 기재하지 못하더라도 향후 6개월간 비조치하겠다는 의견서를 보험업계에 전날 전달했다.
보험업계는 보험 계약 단계에서 서명이나 녹취 등 타금융업권보다 불완전판매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일찌감치 도입해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위법계약해지권 도입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보험 계약 철회가 쉬워지면서 그만큼 해지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소법에서는 판매사가 판매행위 규제를 위반했을 경우 소비자는 계약일로부터 5년 이내, 위법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에 계약해지 요구할 수 있다.
법인대리점(GA)이나 텔레마케팅(TM), 방카슈랑스와 같은 다양한 보험 영업 채널에서 판매행위 규제를 얼마나 잘 이행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홈쇼핑 보험방송은 불완전판매로 인한 계약철회가 상당한 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생명보험을 판매한 GA 가운데 청약철회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홈쇼핑이었다. 현대홈쇼핑이 판매한 생보 12만건, 손보 5만건 중 각각 1만8877건, 5928건이 중도 철회됐다. CJ이엔엠도 생보 1만3788건, 손보 3049건, 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도 1만여건 넘게 보험계약이 철회됐다. 여기에 최근 보험 상담을 표방한 방송까지 늘어나면서 불완전판매 우려도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카드업계도 타 금융업권에 비해 비교적 상품구조가 복잡하지 않은 편이지만 금소법으로 인해 영업행위 전반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론 뿐 아니라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도 금소법 대상으로 고의·과실 책임을 금융회사가 입증해야하는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영업활동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법상 규정되지 않았던 내용들이 금소법 시행을 통해 카드사 영업행위 전반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당분간 영업활동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며 "금소법 상·하위 법체계가 아직 생기지 않아 법리해석 충돌 시 불확실성이 큰 것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