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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통화안정증권 발행 규모를 줄인 가운데, 이주열 총재는 앞으로도 채권시장 내 수급불균형이 커질 경우 통안증권 발행규모를 조정해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커진 것도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장단기 금리차 확대 속도가 빨랐다고 봤다.
24일 이 총재는 출입기자들과 서면으로 진행한 '주요 현안에 대한 문답'에서 "통안증권은 가장 주요한 유동성 조절 수단으로 활용도를 크게 줄이는 데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향후 발행규모는 기존과 같이 유동성조절 필요규모(초과지준흡수 필요규모)에 따라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단기 금리 변동성 확대 또는 채권시장내 수급불균형 심화 등 대응 필요성이 커지는 경우 이번과 같이 단기적으로 발행규모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안증권은 한은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금융기관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단기증권이다. 통화량을 줄이려 할 때는 공개시장에서 통안증권을 발행해 매각하고, 반대로 통화공급이 필요한 경우엔 통안증권을 환매하거나 만기 전 상환하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조절한다.
한은은 지난 17일 2년물 통안증권 입찰 규모를 2조2000억 원에서 1조1000억 원으로, 오는 22일 1년물 입찰 규모를 6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각각 절반 규모로 축소한 바 있다. 통안증권 발행규모를 줄이면 채권시장에 발행물량이 줄어 채권값이 상승(채권금리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를 넘어서는 등 국채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채권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규모를 조정해가며 투자심리를 높이고 금리변동성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료 : 한국은행
이 총재는 최근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커진 것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 경기회복기에는 펀더멘털 상황을 선반영해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고,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도 "다만 3월 들어서는 국내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경기회복 기대 외에 미 국채금리 상승 등 대외요인, 국고채 수급여건 등에도 크게 영향받으면서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주요국에 비해서도 장단기금리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시장금리가 지나치게 뛰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 올해에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위한 국채발행 규모가 늘면서 한은은 7조원 이상 국고채를 매입할 수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는 통화안정증권 발행, 환매조건부채권(RP)매각 및 통화안정계정 예치를 통해 얼마만큼 원활하게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국고채 단순매입은 유동성 흡수 측면에서는 당분간 별다른 애로 없이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고채 단순매입은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안정화 차원의 조치로, 유동성 공급을 늘리거나 시장금리를 특정 수준으로 유도하기 위해 실시되는 양적완화(QE), 또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는 목적과 운영방식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경우 중앙은행이 자산으로 보유하는 국채의 만기를 단기에서 장기로 조정하는 정책으로, 한은처럼 국고채 매입시 공급되는 유동성을 부채인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통해 흡수하는 경우와 다르다"며 "국고채 단순매입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지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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