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18 11:10

[가계빚 뇌관 다중채무자]카드론 잔액 32兆 역대 최대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경기도 분당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선(55·가명)씨는 코로나19로 장사가 어려워지면서 생활비 충당을 위해 카드론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기존에 대출을 받았던 은행에선 가게 매출이 줄어들자 더 이상 돈 빌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3000만원에 현금서비스도 3건이나 있었지만 월세와 식당 유지비 등을 위해 급한 대로 빚을 내다 보니 이제는 대출로 대출을 막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씨는 "주변에 장사하는 사람 중엔 카드론 2~3개로 돌려막기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면서 “이러다 대부업에서까지 돈을 빌리게 될까 봐 겁이 나지만 장사가 안되니 어쩔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카드론(장기대출) 잔액이 32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나 은행 등 높아진 1금융권 대출문턱에 돈을 빌리지 못하는 이들이 카드론을 사용한 것이다.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가 많은 카드론의 특성상 경기침체와 금리 상승이 가속화되면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2조46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 29조1070억원보다 약 3조원(10.1%) 늘어난 수치다.
카드론 잔액은 늘었지만 연체율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02%로 전년 대비 0.44%포인트 개선됐다. 우리카드와 신한카드 연체율 역시 각각 0.3%포인트, 0.2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도 각각 0.17%포인트, 0.16%포인트 개선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착시효과라 입을 모은다.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 금융지원 조치 영향으로 부실이 미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1금융권의 신용대출 규제로 그동안 카드론에 관심이 없었던 고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유입되면서 대출 증가에도 연체율이 개선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기 때 절반에도 못 미치는 회수율…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되면 부실 한꺼번에 터질 수도그러나 카드론은 평균 14%의 고금리 대출상품인 데다 이용자 절반 이상이 다중채무자인만큼 여타 대출상품 대비 잠재부실 위험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삼성카드 카드론 고객 중 20~24%의 고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은 24.67%에 이른다. 현대카드 역시 10%에 육박한 9.79%를 기록했다.
다중채무자 비중도 높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카드론 잔액 및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카드론 이용자 260만3541명 중 56.1%에 해당하는 146만27명은 카드론을 받은 금융회사를 포함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카드론 회수율은 11.8%였다.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말(26.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고금리 카드론 이용자부터 대출이 부실화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카드론 이용자를 시작으로 가계 대출 부실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고객 중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저신용자나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한 다중채무자가 많은 편"이라며 "오는 9월까지 연장된 금융지원 조치가 끝났을 때 억눌린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어 연체율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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