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18 11:12

LH사태 불똥…'공무원 특공'으로 번지는 공정성 시비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커진 국민적 공분이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으로 번질 조짐이다. 정부청사 이전에 따른 공무원 주거난 해소를 이유로 세종에는 이들을 위한 주택 특별공급이 주어졌는데, LH 사태를 계기로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8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대전에 있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8월까지 세종으로 이전한다. 이에 따라 본부에 근무하는 공무원 500여명은 아파트 특별공급 신청 대상이 된다. 대전으로 이전하는 기상청, 한국임업진흥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 등도 특별공급 대상이 된다. 중앙 부처 및 산하 기관이 이동하면서 많게는 수백 명이 특별공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중기부는 내년 7월부터 5년간 특별공급 신청 대상이 된다"며 "소속 공무원들이 각 부처의 장관으로부터 확인서를 발급받고 신청하게 된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세종을 포함한 혁신도시로 이전하거나 새로 설치하는 국가기관, 공공기관 종사자의 경우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특별공급이 주목받는 것은 LH 사태로 ‘공정’의 가치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내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직원들이 이를 활용해 재산을 늘린 게 문제의 핵심인데, 분양 당첨이 하늘의 별 따기인 비공무원 시각에서는 특별공급 역시 혜택이라는 점에서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이는 여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네티즌은 "세종은 공무원만을 위한 도시다. 우리는 2009년 12월부터 무주택인데, 세종에 청약을 아무리 넣어도 안 된다"며 "형평성이 없는 법을 만들어 공무원들이 자신들을 위한 행정을 한다"고 말했다. 20대 A씨는 "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발생한 불로소득"이라며 "분양가보다 높아진 경우는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역 주민의 반발 등으로 분양 물량 비중을 당초 50%에서 올해 40%로 줄였지만, 이마저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들어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특별공급을 통해 얻은 이익도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2년 12월 기준 1억4325만7000원이던 세종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5억4441만9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공무원들도 할 말은 있다. 공무원들은 2주택 이상 소유자 청약 금지, 8년 전매 제한 등으로 조건이 까다로워 차익 실현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40대 공무원 A씨는 "세종 아파트가 미분양 날 때는 사라고 하더니, LH 사태가 불거졌다며 특별공급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30대 공무원 B씨도 "8년 전매 제한 등 제도가 있어 차익 실현이 어려운 구조"라며 "처음에 공무원들이 세종에 안 내려가고 출퇴근한다고 비판해놓고, 이제 와서 집값 올라서 혜택받는다고 하면 많이 억울하다"고 밝혔다. 2012년 특별공급 초창기에는 신청이 미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별공급 신청 대상이 될 중기부 한 직원은 "부처가 이전하면 통상 그 시점에 맞춰 특별공급이 이뤄지는데, 중기부는 오히려 1년이 늦어졌다"며 "이전 부처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행복청과 중기부는 지난 1월, 내년 7월부터 5년간 특별공급을 하기로 협의했다.
이와 관련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 불안으로 특별공급을 해야 한다면, 이전 결정 난 후 1~2년으로 기간 제한을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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