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14 16:06

"국채 금리 상승 부담 적어…올해 美 성장률, 中에 육박"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중국과 맞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력한 정책적 가장 강력한 재정·통화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데다 미국 중심으로 재고재축적(Re-stocking cycle)이 진행중이라는 이유에서다. 2분기부터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산업·자산별로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고재축적 사이클…기업 투자도 증가 전망14일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경기회복과 물가상승률 확대는 미국 소득 확대에 기반한 재고 사이클 확장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미국은 가처분소득 대비 잉여저축(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가계저축) 비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올해 5~6월 휴가철인 '드라이빙 시즌'이 되면 미국의 잉여저축이 여행과 휘발유 소비로 분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 지원으로 임시소득이 급증한 이후 소비가 급증한 모습이 올해 2분기에도 재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항상소득(근로소득) 역시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소매업체들이 재고를 조금씩 쌓고 있지만 그럼에도 재고율은 아직 역사적 평균수준에 하회하고 있다. 제조업체 재고율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전반에서 진행 중인 공급부족(쇼티지) 인플레이션이 공급 차질 뿐만 아니라 수요 확대에 기반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에는 기업들이 각종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재고 사이클 개선 확장세가 지속되면 기업들은 재고를 채우는 것을 넘어서 투자를 늘리게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구경제(Old Economy) 업종의 투자가 적었던 데다가 세계 자본재 주문(반도체장비, 굴삭기, 공작기계 등)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올해 2분기에 설비투자가 반등할 가능성은 높다.


특히 미국 주택과 인프라 설비가 노후돼 이 분야에서 설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집이 팔리는 속도 대비 남은 매물 소진 기간을 뜻하는 '주택재고처분기간'은 역사상 최저 수준이다. 주택 평균 연식도 지난 70년내 최고수준이며 주택착공이 늘고 있지만 아직 역사적 평균에 못 미치고 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부실 문제가 발생한 2006년 이후 거의 15년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인 미국의 주택투자가 의외로 활발해질 수 있다"며 "2000년대 경기확장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중국의 주택착공은 이제 증가세가 둔화된 만큼 향후 구경제 부문에서 설비투자 사이클이 나온다면 중국보다 미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국채 금리 상승도 용인할 수준…금융환경 안정적

최근의 미국 국채 금리 상승도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이자비용은 2.7%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는 4.9%였는데 이는 올해 명목 GDP가 전혀 늘지 않고, 연평균 국채금리가 1.65%까지 오를 경우에 나오는 값이다. 때문에 현재 금리수준(11일 기준 1.54%)이 미국 정부의 이자부담을 크게 자극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전반적인 금융환경도 안전하다고 진단했다. 국채금리가 상승할 때 은행의 주가가 하락하면 경기 개선 속도보다 비용(물가, 금리)이 앞서간 국면으로 볼 수 있는데 현재 금리와 미국 은행주가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주가는 물론 이자율 변화까지 포함해 계산되는 금융상황지수는 코로나19 기간 뿐만 아니라 2016년 초 중국 금융위기 우려가 불거진 기간보다 더 안정적"이라며 "미 국채 금리 상승에 일부 성장주가 급락했지만 이는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불안이지 전반적인 금융환경은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현 상황은 물가 상승률이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황)' 국면으로 봤다. 2분기에는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급등하겠으나 길게 보면 완만하게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분기별로는 2분기는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서 더 올라가는 인플레이션, 3분기는 고점에서 내려오는 디스인플레이션, 4분기는 재차 완만하게 올라가는 리플레이션 국면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디플레이션에 유리한 자산 가격이 하락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역시 경제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일부 성장주 급락은 은행과 연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 전반의 불안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금융 불안의 핵심은 주식보다는 회사채 시장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별 차별화…美성장률 中 따라잡을 수도


한편 최근 중국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에서 중립 수준으로 전환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자본유입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막고자 하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정부가 자본시장을 통제하고 있지만 사실상 개방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들이 수출로 달러화(貨)를 벌어들이면 이를 통해 인민은행이 미국 국채를 사기 때문에 중국 금리 역시 미국 시장금리의 영향권에 놓인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경상수지는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자본순유입도 급증했다. 2000년대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가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금융불안을 경험했는데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현재 통화정책을 중립 수준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중국의 통화정책 전환은 미국 주도의 성장이 가속화될 경우 나중에 나타날 수 있는 자본 이탈을 미리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렇게 경제안정에 초점을 둔다면 올해는 미국과 중국 성장률이 비슷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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