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10 11:28

LH 경영평가 하향한다지만…검증 시스템 없는 '뒷북조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정부가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영평가 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임직원 성과급 환수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각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된 평가 서류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된 데다가, 성과급 환수 역시 강제하기 어려워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가 ‘뒷북 조치’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윤리경영과 관련된 LH의 보고서는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대한 징벌적 조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정부 합동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된다 하더라도 이미 지급된 성과급을 강제 환수할 순 없다. 구체적인 환수 관련 기준이나 규정이 없어 이미 퇴직하거나 면직된 직원이 환수를 거부할 경우 재산을 압류하는 등의 조치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직원의 투기 의혹 상황이 실제 발생한 2019년 당시 LH는 종합평가 ‘우수(A) 등급’을 받았고, 이에 따라 임원 1인당 평균 7705만원·직원의 경우 인당 992만원의 성과급이 지급된 바 있다. 기재부는 투기 사실이 확인되면 일부 윤리경영 관련 보고가 허위로 이뤄졌다고 보고 해당 등급을 미흡(D)에서 최대 아주미흡(E)으로 낮출 방침이다. 이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성과급 지급률을 하향조정, 기지급 금액과의 차액을 환수하게 된다. 과거에도 유사 사례는 있다. 2018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순이익을 부풀린 사실이 이듬해 드러난 코레일은 일반 직원은 이미 받은 성과급의 7.5%, 임원 추가 50%를 토해내야 했다. 당시의 높은 임원 성과급 환수율은 사안의 심각성에 무게를 두고 운영위가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환수 과정에서 강제력을 동원할 방법은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서 추진됐던 성과급 환수 사례와 실제 환수율에 대해서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경영평가 보고서의 허위 여부를 검증하는 최소한의 시스템이 없고, 추후 허위로 확인되더라도 별도 징계 절차가 없다는 점 역시 문제다.
우해영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경영평가는 제출된 자료와 보고서에 허위가 없다는 전제하에 이뤄진다"면서 "추후 감사원 감사 등을 거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하향조정 등 사후 조치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이 확인된 공공기관에 대한 별도의 검증 강화 조치 여부와 관련해서는 "과거 허위 자료 제출 사실이 추후 경영평가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면서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신뢰도를 고려해 조심해서 자료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 =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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