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조유진 기자, 김은별 기자]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있고,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미구엘 파트리시오 크래프트하인즈 최고경영자(CEO))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비등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부양책과 백신접종 효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원유, 구리, 곡물 등 원자재가격이 최근 급등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인플레이션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물 경제가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에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경우 시장에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당장 글로벌 식료품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가격을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콘아그라브랜즈의 션코놀리 CEO는 최근 내부 임원진 화상회의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에 근거한 가격인상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가정 내 식료품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식료품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아그라는 냉동·간편조리식품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식품 기업이다.
마카로니앤치즈, 마요네즈, 샐러드 드레싱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크래프트하인즈의 파트리시오 CEO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일부 상품군의 경우 올해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물가가 소비자들의 식료품 사재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목재 가격도 심상치 않다. 북미 목재시장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 랜덤 랭스가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프레임용 제재목 복합가격은 최근 1TBF당 966달러까지 상승해 지난해 9월에 기록한 기존 사상최고치 955달러를 갈아치웠다. 통상 겨울에는 목재가 잘 팔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주택 구매 및 개보수 욕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미국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건수는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목재가격이 집값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확산되며 이날 미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329%까지 치솟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미 증시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각국 중앙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과거처럼 4~5% 이상의 인플레가 발생하는 것을 걱정한다기보다는, 2~3% 수준의 인플레로 인해 통화정책이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중앙은행들이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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