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2.07 08:15

집 물려받아 빚은 아빠가 갚고…법인 돈 빼돌려 아들 손에 '분양권'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A씨는 부친으로부터 투기과열지구 소재의 고가 아파트와 관련 금융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증여를 받으면서, 수억원을 채무로 신고했다. 그러나 국세청이 부채사후관리를 해보니 집은 부친과 임대계약을 체결했고, 그 임대보증금으로 금융채무를 상환했다. 이후 부친은 퇴거, A씨 본인이 입주하면서 보증금은 돌려주지 않아 A씨는 편법증여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부동산임대사업자인 부친으로부터 투기지역내의 고가아파트를 증여받고, 증여세와 취득세 수억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B씨는 대학생으로 고액의 세금과 주택 보유비용을 납부할만한 자금원천이 확인되지 않았다. 국세청은 B씨가 관련 자금을 편법증여 받은 것으로 보고 자금 출처를 검증할 예정이다.
사회초년생인 C씨는 대형마트 두 곳을 운영하는 부친으로부터 주택과 아파트 분양권을 증여받았다. 그러나 부친은 매출누락, 가공경비 계상 등 부당한 방법으로 법인 돈을 빼돌려 주택과 분양권을 편법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부친이 운영중인 대형마트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와 자금출처 검증을 앞두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보유세·거래세는 강화되면서, 자녀에게 부동산 자산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만큼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증여와 세금 탈루가 의심되는 경우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택 증여는 지난해 15만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8만1000건)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상반기 6만건, 하반기 9만2000건으로 갈수록 폭증하면서, 국세청은 이와 관련된 변칙적 탈루행위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증여주택의 취득부터 증여, 그 이후까지의 과정을 분석한 결과 국세청은 1822명을 세무검증 대상자로 선정했다. ▲증여를 받으면서 다른 증여재산의 합산을 누락하고 증여재산공제를 중복 신고한 혐의자가 1176명 ▲시가로 신고하지 않고 공시가격으로 저가신고·무신고한 자 531명 ▲주택을 증여한 증여자와 그 배우자 등의 주택취득 관련 자금출처 부족 혐의자 85명 ▲주택을 부담부 증여로 받은 후 고액 임대보증금 등을 자력 없이 상환하거나, 증여세·취득세 등 주택보유비용을 편법증여 받은 혐의자 30명 등이다.
앞서 나열된 사례 외에도 변칙적 탈루 혐의는 천태만상이다. 주부 D씨는 남편으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으면서,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보증금 수억원을 승계했다고 신고했지만, 부채사후관리 실시 결과 증여 이후 임대차계약을 전세에서 월세로 변경했고 보증금은 남편이 대리 상환했다.
E씨는 부친으로부터 비상장법인 발행주식 수십주를 증여받고,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이후 모친으로부터 고가 아파트를 증여 받아 증여세 신고를 하면서도 부친에게 받은 재산가액은 합산하지 않으면서 증여재산공제를 중복 적용받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택 증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탈루 행위를 지속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해 성실신고 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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