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문채석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퇴직후 해외기관으로 이직하는 1급 고위공무원들에게 이례적으로 감사패를 수여했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전날 방기선 차관보와 백승주 기획조정실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방 차관보는 내달 1일 필리핀 마닐라 소재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로, 백 기조실장은 일본 도쿄에 있는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부원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감사패 증정은 이들을 환송하는 의미에서 홍 부총리가 직접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공무원의 감사패 수여가 관심을 모은 것은 기재부의 인사적체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들의 퇴직으로 인사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얘기다.
기재부 1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대부분 산하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갈만한 곳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기재부 소속인 관세청이나 조달청 등 외청장은 이미 내부 인사나 정치인으로 채워졌으며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 후임에는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 세제실장 역시 원활한 인사를 위해 자리를 옮겨야 하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어 우선 용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오는 3월 교체되는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기재부 출신인 진승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이 거론되는 게 거의 유일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엔 산하기관을 거친 예비역까지 자리를 챙겨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현역으로 채우기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고위직에 감사패를 수여한 날 기재부는 과장급을 포함한 승진 인사를 대거 단행했다. 고위공무원과 부이사관을 합해 18명에 달했다. 부이사관 승진이 지난해 5명에 그쳤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부처 안팎에서는 조직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내내 격무에 시달리고도 당정 간 정책 조율 과정에서 ‘재정 핑계로 몸을 사린다’는 비난을 받았고 최근에는 정치권 외압에 휘둘리는 모습이 수차례 연출되며 신임 사무관들 사이에서 비선호 부처로 전락한 상태다. 예산실 사무관은 인공지능(AI) 대학원 진학 등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세종=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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