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젊은의사포럼서 전공의·의대생 등에 당부…"정치와 제도 바꾸기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 내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27일 가톨릭의대 성의회관에서 열린 젊은의사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의정 갈등으로 붕괴된 의료 현장을 재건하기 위해선 환자, 보건의료직역과 연대해 “전체주의, 사회주의 의료, 반지성과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7일 가톨릭의대 성의회관에서 열린 젊은의사포럼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며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에게 정치와 제도를 바꾸기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1800년대 독일의 병리학자이자 정치인기도 했던 루돌프 피르호(Rudolf Virchow)가 남겼던 ‘의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변호사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지금 (의료 현장의) 현실은 처참하지만 우리 의사들은 우리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말을 가슴에 담고 살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피르호는 질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봤으며, 정계에 입문한 후 빈민들의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공중보건, 위생 분야의 개선을 강조했던 인물이다.
이 의원은 “사실 피르호의 ‘의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변호사’라는 말의 뒤에는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는 그들(의사들)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라는 덜 유명한 구절이 있다”며 “의사가 가난한 사람들의 변호인이 되고 그들을 위해 일하려면 제도 또한 의사들이 목소리를 내 바꿔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붕괴가 초래된 부분도 없다고는 못 한다”며 “외부에선 의사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에 대해 열심히 얘기하지만, 오늘처럼 의사들이 모인 자리에서만큼은 우리가 화이트가운을 처음 입었을 때의 마음을 잊지말아 달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의료계는 투쟁했고 지금 폐허 위에서도 우리의 생각을 나누고 있다. 이 정신 그대로 가난한 사람들의 곁에서, 사회의 곁에서 정치인들이 아무리 이상한 짓을 하고, 관료들이 아무리 우리 말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끊임없이 얘기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피르호가 1800년대 당시 맞서야 했던 건 ‘절대 빈곤과 비위생’이었지만 2026년 붕괴한 대한민국 의료현장에서 의료계가 상대해야 하는 건 ‘전체주의, 사회주의 의료, 반지성’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연대 세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설득의 과정은 선동보다 길고 지난하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아픔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의료의 전문성을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전체주의, 의료의 발전을 막는 의료 사회주의, 과학적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에 기반을 두지 않는 반지성과 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체주의, 사회주의 의료, 반지성과 싸워야 하는 주인공은 젊은 의사들이고 그 과정에서 환자와 동료들은 연대해야 하는 존재”라며 “그들을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현재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응급실 뺑뺑이 법안과 관련해 의원들을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의원은 “이 법이 왜 환자투척법이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들이 법안에 찬성은 못 하게 하고 싶다. 당론 때문에 찬성한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한 법은 발의하지 못 하게 하고 싶다”며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가져오고 표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의사도 국민들의 마음을 갖고 오려면 환자들과 연대하고 보건의료직역과 연대하고 우리와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과 연대해야 한다”며 “한명 한명 찾아가 그들의 생각을 바꾸고 표를 가져오는 과정이 부끄럽지 않다는 확신이 필요하고, 그게 의료계가 나아갈 방향성”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