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02 16:14최종 업데이트 26.09.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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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반발에도 가업상속공제서 ‘병원 제외’ 강행…이제 국회로

정부, 상증세법 개정안 원안 의결…국회 통과 시 2027년 7월 시행, 병원계 “지역·필수의료 승계 막힐 것”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병원계의 잇따른 재검토 요구에도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원안대로 확정했다. 전국 일반병원 4곳 중 3곳이 개인 개설기관인 만큼 병원계는 지역 중소병원의 승계 중단과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정부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병원과 약국 등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해당 법안을 오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해 정기국회에서 심사받도록 할 예정이다.

가업상속공제는 장기간 운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상속인이 승계할 경우 가업 관련 재산을 상속재산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이 매각되거나 폐업하는 것을 막고 경영 노하우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안은 가업을 전문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공제 대상 업종 727개를 법률에 직접 명시했다. 피상속인의 경영기간 요건은 현행 10년에서 30년으로 강화하고, 상속인의 사전 종사기간은 2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승계 이후 사후관리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대신 공제 한도는 현행 최대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높였다. 다만 병원과 약국을 비롯해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등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7년 7월 1일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재경부는 병원이 변호사·회계사·변리사 등과 마찬가지로 면허나 자격을 바탕으로 하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기존에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전문직과의 형평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가업상속공제가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막고 전문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승계한다는 제도 취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가업상속공제 개편에 반발하는 내용의 기사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병원 등에 수백억원의 상속세 감면을 계속 적용하는 것이 공정한지 되물었다. 이어 부당한 감면을 축소하는 것은 조세 정상화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병원계는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의사 개인이 아니라 시설과 인력, 자본을 결합해 운영하는 ‘병원업’이라며 다른 전문직과 동일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해왔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달 25일 재경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병원업의 특수성과 지역의료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고려해 공제 대상 제외 방침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3361곳 가운데 개인 개설기관은 1928곳으로 57.4%다. 특히 일반병원은 1429곳 중 1084곳이 개인 개설기관으로 75.9%에 달한다. 개인병원 종사자도 19만1963명으로 전체 병원급 의료기관 종사자의 30.5%를 차지한다.

병원계는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토지와 건물, 의료장비 등 비유동자산 비중이 높아 상속재산 평가액은 크지만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승계 과정에서 병원을 매각하거나 폐업하면 지역 주민의 입원·수술은 물론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와 지역 고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병원장협의회와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대한분만병의원협회도 병원에 상속세를 면제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가업승계 요건을 충족한 병원이 심사받을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병원을 공제 대상에 포함하되 승계 이후 일정 기간 고용과 병원 운영을 유지하고 분만·소아·응급·입원 등 기존 의료기능을 축소하지 못하도록 일반 업종보다 엄격한 사후관리 기준을 적용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요건을 지키지 않으면 공제받은 세액을 추징하는 방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병원 제외 방침을 그대로 확정하면서 병원계의 대응 무대는 국회로 옮겨가게 됐다. 병원장협의회 등은 정부 단계에서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국회 입법 절차에 맞춰 추가 기자회견과 대국민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혀왔다.

#가업상속공제 제외 # 상속세 # 증여세 # 재정경제부 # 병원 # 국회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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