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5.18 14:54최종 업데이트 26.05.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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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 4억3000만원 환수처분…병원vs공단 법정공방 결과는

서울행정법원 “응급구조사 모니터링은 환수 대상 아냐…건보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일부 취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택치료관리 의료기관으로 지정돼 환자 모니터링을 시행한 병원이 요양급여비용 4억3000만원대 환수처분을 받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응급구조사가 확진자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한 공단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택치료 환자관리료의 핵심 산정기준인 ‘1일 2회 모니터링’을 지키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환수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의료법인 A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공단이 A법인에 내린 요양급여비용 4억3183만5250원 환수처분 중 응급구조사 관련 2억7360만8070원 부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A법인이 운영하는 B병원은 코로나19 유행 당시 한시적으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의료기관으로 지정돼 확진자 재택치료 환자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공단으로부터 환자관리료를 지급받았다.

공단은 B병원이 2021년 12월 2일부터 2022년 5월 30일까지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 산정기준을 위반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1일 2회 미만 모니터링 1926건 ▲응급구조사 관여 3337건 ▲행정부장 관여 10건 ▲중복청구 2건 등 총 5275건, 4억3183만5250원을 부당청구했다며 2025년 2월 환수처분을 내렸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가 국민건강보험법상 환수 대상인 요양급여비용에 해당하는지, 응급구조사가 모니터링을 수행한 것이 지침 위반인지, 1일 2회 모니터링을 하지 않은 경우 환자관리료 전액을 환수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법원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 환수 가능한 요양급여비용”

A법인은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과 고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지침에 따라 한시적으로 운영된 것이므로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코로나19 재택치료가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한 자가치료의 일환이고, 의료진이 확진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필요 시 비대면진료와 응급상황 대응을 하는 활동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진찰’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가 국민건강보험법령상 요양급여비용에 해당함이 분명하고, 사전에 고지받은 요양급여비용 지급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이를 청구해 지급받은 이상 환수처분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공단이 환수처분의 이유로 삼은 개별 사유가 타당한지를 살폈다.

“지침상 의료진 범위 불명확”…응급구조사 모니터링 환수는 위법

먼저 응급구조사의 모니터링 부분에 대해 법원은 당시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련 지침과 안내서가 모니터링 주체를 명확히 의사·간호사로 제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지침 본문에는 모니터링을 ‘의료진’이 수행한다고 기재돼 있었지만, ‘의료진’의 의미와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의료인이라는 용어는 의료법상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로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의료진이라는 용어는 관계 법령상 정의 규정이 없다”며 “일상생활에서 의료기관에 소속된 인력 전부를 지칭하는 의미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B병원이 관할 보건소에 응급구조사 3명을 ‘기타 모니터링 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고, 보건소가 이들에게 진료지원시스템 접속 ID를 부여한 점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원고 병원은 응급구조사가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해당 응급구조사로 하여금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진료지원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유행 당시 의료인력 부족 상황도 고려됐다. 일부 보건소는 의료기관에 보낸 안내문에서 의사, 간호인력, 응급구조사 등으로 재택치료팀을 구성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지역 보건소조차 응급구조사도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러한 안내문을 받은 행정상대방으로서는 응급구조사가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해도 무방하다고 이해했을 수 있고, 이와 달리 이해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응급구조사의 전문성도 인정했다. 법원은 코로나19 재택치료 모니터링이 모바일 앱이나 전화 통화로 확진자의 체온, 산소포화도 등 측정값을 확인해 이상징후 여부를 점검하는 수준인 만큼, 응급의학 과목을 이수하고 국가시험을 거친 응급구조사라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응급구조사가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도 없다”며 “응급구조사에 의해 모니터링을 실시한 부분은 지침과 안내서에 명백히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1일 2회 모니터링 미준수는 환수 정당…최종 환수액 1억5823만원

반면 1일 2회 모니터링 미준수 부분에 대해서는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가 1일 2회 건강 모니터링, 비대면진료, 응급상황 대응 등에 필요한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포괄해 산정한 수가라고 봤다.

이에 따라 하루 1회만 모니터링한 경우 “1일 2회 모니터링 실시라는 포괄수가 지급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며, 병원 측이 주장한 ‘절반만 환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일 1회 모니터링 실시에 관한 요양급여비용이라도 인정해 환수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주장은 포괄수가제를 채택한 취지에 배치된다”며 “부정수급액 전액에 대한 환수처분은 정당하고 비례원칙 위반이나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공단의 환수처분 중 응급구조사 관련 2억7360만8070원 부분은 위법하다고 보고 취소했다.

다만 1일 2회 모니터링 미준수, 행정부장 관여, 중복청구 등 나머지 부분에 대한 병원 측 청구는 기각했다. 이에 따라 B병원에 최종적으로 유지된 환수 금액은 1억5822만7180원이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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