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VC 투자 72억달러·265건으로 직전 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IPO 재개·후기 임상 M&A 활발
사진=한국바이오협회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2026년 1분기 글로벌 바이오제약 벤처캐피탈(VC) 투자가 전 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투자심리 위축만으로 보기보다, 자본이 기업공개(IPO) 재개와 대형 제약사의 후기단계 인수합병(M&A)으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피치북(PitchBook) 자료 기준 2026년 1분기 글로벌 바이오제약 VC 투자 규모와 건수가 모두 감소했다.
2026년 1분기 투자 규모는 72억달러로, 2025년 4분기 101억달러에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 건수도 374건에서 265건으로 줄었다.
협회는 2025년 말 바이오제약 부문의 전반적인 긍정 분위기와 달리 1분기 수치가 꺾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단순히 시장 위축으로만 해석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제약 시장의 자본은 1분기 동안 IPO 시장 재개와 대형 제약회사의 후기 단계 M&A 활동으로 이동했다. 실제로 VC 투자 유치를 받은 기업의 매각 가치는 3개 분기 연속 증가했고, 2026년 1분기 초에는 주목할 만한 기업들의 잇따른 IPO가 이어졌다.
IPO 시장에서는 후기 임상 단계 자산을 보유한 미국 생명공학 기업 액티스 온콜로지(Aktis Oncology), 미국 바이오텍 베라더믹스(VeraDermics), 벨기에 바이오텍아고맙(Agomab) 등이 중심에 섰고, 투자자들의 관심은 AI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도 확대돼 에이콘 테라퓨틱스(Eikon Therapeutics)와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Generate:Biomedicines) 같은 기업도 상장했다.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인수합병 논의가 활발했지만 실제 거래는 분기 마지막 주에 들어서면서 활발해졌다. 오우로 메디신(Ouro Medicines), 오르나 테라퓨틱스(Orna Therapeutics), 엑셀러지(Excellergy) 등 VC 투자를 받은 기업도 인수됐다.
이러한 1분기 투자 감소에는 규제 환경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협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지속적인 운영 차질로 임상 심사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는 투자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일정 연장은 주요 단계 달성에 따른 자금 조달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한국바이오협회
부문별로 보면 투자 건수는 저분자의약품에 집중됐다. 협회는 저분자 개발에 대한 관심 증대가 AI 기반 접근법 확산과 맞물려 있으며, 신약 설계와 선도물질 최적화를 가속화하는 흐름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존 약물 결합 부위가 없는 단백질까지 겨냥할 수 있는 단백질 분해제(protein degrader) 기술이 거래 활성화를 뒷받침했다고 부연했다.
투자 규모는 생물학적제제가 가장 컸다. 생물학적제제 부문은 1분기 31억달러로 최대 투자금을 기록했다. 특히 여러 표적에 결합하는 차세대 다중특이성 구조를 개발하는 기업이 1억달러 이상 투자 8건을 유치했다. 초기에는 종양학 중심으로 검증된 다중특이성 플랫폼이 점차 면역학 적응증으로 확장되면서 시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세포·유전자치료(CGT)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1분기 CGT 거래 가치는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협회는 주요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부작용 사례와 유니큐어(UniQure) 헌팅턴병 유전자치료제를 둘러싼 FDA 지침 변화 논란이 이미 불확실한 규제 환경을 더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도 주요 프로그램의 승인 여부가 명확해질 때까지 초기 단계 CGT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치료 적응증별로는 종양학이 여전히 VC 활동을 주도했다. 종양학 분야에서는 5개 기업이 다양한 치료 방식에 걸쳐 1억달러 이상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파라빌리스 메디신스(Parabilis Medicines)는 안정화된 막 투과성 나선형 펩타이드 개발을 위해 3억500만달러를 유치하며 1분기 최대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당뇨병과 비만 분야도 대형 투자 유치 흐름에 올라탔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CORXEL은 1월 2억8700만달러를 조달해 중국과 미국에서 후기 임상 단계에 있는 저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 CX11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주사형 생물학적제제가 여전히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경구용 저분자 펩타이드 제제에 대한 투자 집중은 내약성, 복용 편의성, 개인 맞춤형 치료 접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