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22 18:04최종 업데이트 26.10.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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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 소득 격차 8.13년…검진부터 암 치료까지 벌어지는 건강격차, 방법은?

의료급여 수급권자 대장암 검진율, 10년 새 고소득층보다 17.4%p 낮아져

22일 열린 제14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 전경. 사진=한국건강증진개발원 유튜브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건강수명 격차가 8.13년으로 벌어진 가운데, 건강검진부터 암 진단 이후 치료 과정까지 격차가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내년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에 1조2614억원을 편성해 지역 의료공백 해소에 나섰지만,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격차를 줄이기 위한 예방·건강증진 사업에도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22일 ‘모두의 건강, 격차를 해소하다’를 주제로 제14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건강수명 통계에 따르면 소득 상·하위 20% 간 건강수명 격차는 2013년 7.14년에서 2023년 8.13년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지역 상·하위 20% 간 격차는 2.28년에서 2.03년으로 줄었다.

대장암 검진 격차 역전…"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사람"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관리실장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분석 대상인 6개 건강검진 모두 2024년 건강보험 소득 5분위의 수검률이 의료급여 수급권자보다 높았다. 두 집단의 수검률 격차도 2014년보다 확대됐다.

대장암 검진에서는 격차의 방향까지 바뀌었다. 2014년에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수검률이 건강보험 소득 5분위보다 2.0%p 높았지만, 2024년에는 오히려 17.4%p 낮았다.

반면 검진 이후 사후관리율의 집단 간 격차는 2.7~6.5%p로 수검률 격차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 박 실장은 검진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급여 수급권자를 선제적으로 찾아 사례관리와 연계하고,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 환자를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실장은 “수검률의 격차는 크고, 사후관리의 격차는 비교적 작은 편”이라며 “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형평성의 출발점은 치료가 아니라 발견이다. 취약계층의 취약한 건강수준을 탐지할 수 있는데 정책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암 발생률 지역별 차이…여러 의료기관 이용 비율도 달라
 
사진=한국건강증진개발원 유튜브 갈무리

한규태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부본부장은 '암 전주기에서 바라본 형평성'을 주제로 암 발생과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제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지역별 암 연령표준화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세종 558.9명, 제주 456.8명으로 최대 102.1명 차이가 났다.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세종 468.2명, 제주 417.0명으로 최대 격차는 51.2명이었다.

암 진단 후 1년 이내 수술·항암·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두 곳 이상의 의료기관을 이용한 '분절적 진료' 비율도 암종과 연령, 지역에 따라 달랐다. 국립암센터가 제시한 2012~2021년 분석에서 전체 비율은 7.7%였으며, 위암은 2.6%, 유방암은 16.4%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4.9%, 광역시 10.4%, 그 외 지역 10.0%로 나타났다. 다만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진료의 질이 낮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 부본부장은 "60세 이상 폐암 환자가 진단 후 수술까지 30일을 초과해 기다린 경우, 30일 이내 수술받은 환자보다 1년 사망위험은 1.15배, 5년 사망위험은 1.16배 높게 관찰됐다"고 밝혔다. 

그는 "암 예방 정보를 찾아보는 비율은 소득 수준에 따라 10.5%p까지 차이가 나고, 수술 대기시간, 호스피스 충족률 등 치료 과정에서도 지역 간 차이가 존재한다"며 암 관리 전반에서 형평성을 높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범사업 잘돼도 우선순위 밀리면 지속성 떨어져”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 건강격차 해소 사업을 실제 지역에서 지속할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제기됐다.

김건엽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건강형평성을 올리기 위한 예산을 올리기 힘들다”며 "최근 정부가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에 대한 일명 '지필공 특별회계'를 만들어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필공 이슈가 모든 것을 삼키면서 질병예방, 건강 측면의 순위는 후순위가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건강정책 기금이 원래 목적대로 사용되고, 비만세와 같은 조세 확대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건강 형평성 차원의 예산이 마련돼 지역 예산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보건사업을 추진하려면 의사 결정자와 주민을 설득해야 하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며 "주민들이 직접 사업을 끌고 갈 수 있는 지속적인 사업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민혁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건강격차 해소 사업이 필요한 지역에 우선 배치되고 있는지를 문제 삼았다. 최 교수는 "사업의 필요가 큰 게 아니라 관심과 여력이 있는 곳으로 사업이 간다"고 지적했다.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정책만으로는 가장 취약한 집단에 충분히 닿기 어려워 별도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한숙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치료 기술과 성과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은 여전히 소득과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모두의 건강을 실현하기 위해 격차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여건이 어려울수록 두텁게 지원하는 한편, 격차를 줄이는 사업을 꾸준히 개발하고 효과성을 검증하여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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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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