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구이식 80~90% 수입 의존 지적하며 법 개정 필요성 시사…장기조직기증원 기증 희망자 관리 부실 질타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사망자 안구적출을 의사가 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국회방송 중계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내 안구 기증 활성화를 위해 사망자의 안구 적출을 반드시 의사가 하도록 한 현행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구 기증 희망자는 매년 수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극히 적은 만큼, 적출 인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증자 관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을 상대로 국내 안구 기증 및 이식 실태를 질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국내 안구 기증 희망등록자는 매년 6만~8만명에 달하지만 실제 기증에 의한 시술은 희망등록자 대비 0.1~0.2%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러다 보니 전체 안구이식 수술의 80~90%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증 희망자와 매칭이 이뤄졌는데도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안구를 적출할 의사가 없는 경우일 것"이라며 "사망한 사람의 안구를 적출하는 것까지 꼭 의사가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원장이 "국내 장기이식법에서는 아직 의사가 하도록 하고 있다"고 답하자 권 의원은 "물론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고, 법을 바꿔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 의원은 안구 기증 희망자에 대한 기증원의 관리체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원장에게 현재 생존해 있는 안구 기증 희망등록자가 몇 명인지 물었지만 이 원장은 구체적인 숫자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그걸 모르면 관리가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등록자 중에는 이미 사망한 사람도 있을 텐데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행정안전부에 자료를 요청하면 확인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검토해서 법 개정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뇌사자뿐 아니라 일반 사망자의 안구 기증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전 연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따져 물었다.
권 의원은 "사후 기증과 뇌사 기증을 구별해 놓은 이유가 있다. 사후 기증은 임종을 예상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호스피스에 있거나 임종이 예상되는 사람 중 안구 기증을 등록한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매칭해 줄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돌아가실 것이 예상되는 사람이 안구 기증 희망자인지 기증원에서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 사실을 의료기관에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원장은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권 의원은 실제로 뇌사자 외 일반 사망 예정자에 대해서도 해당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기증 희망자 중 살아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도 모르면서 호스피스에 있는 사람들의 기증 의사를 확인하고 의료기관에 알리고 있다는 말을 믿기 어렵다"며 "어디서 시스템이 끊겨서 기증이 이뤄지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족이 반대하거나 본인이 임종 직전 기증 의사를 철회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사례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기증 실적이 지나치게 저조하다"며 "안구이식의 80~90%를 수입에 의존한다는 것은 기증원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