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폐암·전립선암 등 암치료 확대?…한의원 간 암 환자 '침 치료 91%·한약 55%'
한의계, 중구난방 암치료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초읽기…의료계 "국제 표준 위배, 황당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계가 암 진단과 임상치료까지 공식적으로 진료 영역을 확대하려 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일부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중구난방 진행되던 한방 암 치료와 관련해, 통일된 진료지침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현재 한의사들의 전립선암 치료 수단은 91.8%가 침 치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뜸 63.9%, 한약 55.5% 순이었다. 한약 처방에서는 신기환, 팔정산, 보중익기탕 등의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이상진 한방내과학교실 교수, 경희대학교대학원 이병철 임상한의학과 교수 등 연구팀은 최근 '전립선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을 위한 한의사 인식 조사' 연구를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발표했다.
앞서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올해 7월 폐암 등 6개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마련했다. 해당 지침은 폐암 의과 진료와 한의치료 병행 시 생존기간 연장, 항암효과 증진, 무진행생존율 향상 등 치료 효과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수술 후 단계에선 폐기능 회복과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호흡도인요법과 이침 치료를, 보조항암요법 단계에선 항암효과 증진과 생존율 향상을 위해 한약 치료 병행을 권고했다. 이후 완화항암요법 단계에서는 한약, 침, 뜸 등의 복합치료를 제시했다.
사진=한국한의약진흥원
이 같은 흐름에 따라 한방 연구진들은 폐암에 이어 전립선암에 있어서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의사 5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한의사들이 전립선암 한의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꼽은 항목은 전립선 수술·항암·방사선치료 등에 따른 부작용 완화가 87.5%였다.
면역력 증진과 기력 회복은 74.4%, 정신적 안정 및 삶의 질 개선은 58.3%로 뒤를 이었다.
전립선암 한의 변증 방식에 대한 응답은 장부변증(72.7%)이 가장 높았으며, 임상 경험상 관찰되는 주된 병리는 신기휴허증(腎氣虧虛證)이 82.1%를 차지했다.
현재 치료 수단으로는 침이 91.8%로 가장 많이 활용됐고, 뜸 63.9%, 한약 55.5%, 전침 49.5% 순이었다. 한약 처방에서는 신기환, 팔정산, 보중익기탕 등의 활용도가 높았다.
지침 개발 필요성은 5점 만점에 평균 3.81점으로 나타났다. 한의사들은 지침에 포함할 정보로 전립선암 진단기준(71.0%)을 가장 많이 요구했으며, 개발 시 중요 항목으로 생활습관 관리(77.4%), 한약 처방지침(73.8%), 통증 및 증상 완화요법(72.5%), 침·약침·봉침 지침(59.1%) 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의·한 협진을 통한 증상관리 요구가 77.0%, 환자의 의과 의무기록 확보 요구가 62.8%에 달한 만큼, 지침 개발과 함께 진료정보 공유 및 교육체계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료계는 한의계의 암 진료 영역 확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분히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진료 지침이 오히려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관계자는 "전립선암은 정확한 진단과 병기 평가, 근거 중심의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만으로 한방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한 임상적 근거 없이 한의사들이 독자적인 진료지침을 만드는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 무엇보다 직역 확대가 아닌 환자의 안전과 생존이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이재만 부위원장은 "한특위 차원에서 최근 연구용역을 통해 한방의 암 진료 관련 효과 등을 알아봤지만 분석할 가치 조차 없었다"며 "그럼에도 한의계에서 지속적으로 암진료 차원의 통일된 임상 가이드라인 제시를 시도하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립선암 한의표준임상지침개발 시도는 다른 암 카테고리로 가기 위한 빌드업일 것"이라며 "한방 암진료는 국제 암 표준 진료 기준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