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30 07:19최종 업데이트 22.03.3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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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수준∙지역별 건강격차 심화...일차의료∙디지털헬스케어로 해결

윤석준 교수, 높은 기대수명 속 건강수명 격차 문제 지적..."단골의사 도입하고 일차의료에 적극 투자"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 사진=한국건강증진개발원 유튜브 채널 중계 캡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소득수준∙지역∙성별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골의사 등 일차의료의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헬스케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는 29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주최로 열린 ‘미래 건강전략 포럼’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이 2030년쯤 세계에서 최고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데 비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실제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030년에 태어난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성 84.1세, 여성 90.8세로 미래에는 한국이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건강수명(기대수명에서 질병∙사고 등으로 인해 발생한 건강손실연수를 제외한 수치)을 살펴보면 마냥 장밋빛은 아니라는 게 윤 교수의 지적이다.

윤 교수가 진행한 한국인 건강수명 산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전체 건강수명은 2008년 68.89세에서 2018년 70.43세로 10년간 1.54세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11.95세에서 13.39세로 되레 늘었다. 윤 교수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오래는 살아가지만 건강하지 못하게 살아가는 기간이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윤 교수의 주장이다.

윤 교수는 “소득수준별로 하위 20%인 국민들의 건강수명이 65.24세인데 비해 상위 20%의 건강수명이 73.28세로 측정돼 약 8.04세의 차이가 난다”며 “이는 2008년 7.94세에 비해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과 타 지역의 건강수명 격차를 보여주는 자료. 사진=윤석준 교수 발표 자료

지역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도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윤 교수는 “2018년 당시 전국 평균 건강수명이 70.43세였는데 평균 이상인 기조자치단체 시군구가 84곳, 평균 이하인 곳이 166곳이었다”며 “건강수명이 높은 곳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건강수명 측면에서 지역 간 상대적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성별 격차와 관련해선 “여성은 남성보다 기대수명이 높지만 불건강한 상태에서 더 오래 살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 같은 소득수준∙지역∙성별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건강수명이 낮은 집단을 대상으로 선별적인 맞춤형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흡연, 음주, 비만 등 주요 건강위험요인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생애주기별 건강증진 프로그램 제공, 건강한 환경 조성을 통한 개인의 건강행동 변화 유도, 사전 예방 중심의 평생 건강관리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윤 교수는 “건강수명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골의사가 반드시 필요하며 일차의료의 역할이 더 강조돼야 한다”며 “단골의사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대형 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국민들의 대형병원 이용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만큼 일차의료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환자들이 자기 집 주변에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단골의사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리적 요인 등 여러 이유로 의료취약지가 발생하는데 이런 곳들에 대해선 민간의료기관 대상 투자도 필요하지만 정부 또는 공공영역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건강수명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디지털헬스케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디지털헬스케어를 적극 활용하면 건강수명 격차, 특히 소득이 낮은 의료취약계층의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라며 “장애인,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도서산간지역에 사는 국민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디지털헬스케어를 통해 의료 접근성 향상을 이루면 건강수명 격차가 빠르게 해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끝으로 “조만간 코로나19는 종식될 거라 믿지만 코로나로 인해 건강수명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디지털헬스케어를 포함한 많은 대책들이 하루 속히 실현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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