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오는 7월 공급 중단 예고…신생아 의료진 "치료 차질 우려,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주로 사용되는 필수의약품이 공급 중단 위기에 놓이면서 의료진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스테로이드 계열 주사제인 ‘코티소루주(성분명 히드로코르티손숙시네이트나트륨)’는 생산 제약사가 오는 7월 1일부로 공급 중단을 예고하면서 일선 병원 신생아과에 비상이 걸렸다.
코티소루주는 염증을 억제하는 동시에 혈압 유지에도 관여하는 특성이 있어 신생아·소아 중환자 치료에 중요하게 사용되는 약제다. 특히 초미숙아나 중증 신생아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약품으로 꼽힌다. 응급실에서는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천식 악화 환자 등에 사용된다.
이르면 11월 생산 재개 전망 나오지만…4~5개월 '공백' 불가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김한석 이사장(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초미숙아에서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을 때 필요한 약”이라며 “해당 약이 없으면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 병원 역시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제 공급 중단이 현실화할 경우 상당히 곤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신생아학회에 따르면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이르면 11월, 12월부터 공급이 재개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급 중단 예정 시점인 7월초부터 4~5개월의 공백은 신생아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에게는 고스란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신생아학회 장윤실 회장(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성인의 경우 다른 스테로이드로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할 수 있지만, 신생아는 체중이 작고 필요한 용량이 매우 미세해 대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 신생아 치료에 우선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요청해 둔 상태다. 식약처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4~5개월의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 현장은 조마조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약가 정상화 필요…신생아 의약품, 환자 수∙사용량 적어 제약사 채산성 떨어져
의료계는 최근 반복되는 필수의약품 공급 중단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낮은 약가 구조를 지목하고 있다. 앞서 정신건강의학과 필수약인 아티반 역시 공급 중단 위기에 놓였다가 생산 의사를 밝힌 제약사가 나타나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사용돼 온 필수의약품들이 잇따라 공급 중단 위기에 처하고 있다”며 “과거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약가 구조가 누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필수의약품만큼은 적정한 가격을 보장해 제약사들이 생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생아 필수의약품 공급 구조는 더욱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회장은 “신생아 의약품은 환자 수 자체가 적고 사용하는 양도 많지 않아 제약사 입장에서는 채산성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수입이 중단되거나 생산이 중단되는 약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필요한 약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