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영 교수 "의사 개인이 전화 돌려 수소문하는 전원 방식 이젠 안돼…'공적 전원 시스템' 필요"
가톨릭의정부성모병원 경연영 응급의학과 교수(대한소아응급의학회 총무이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소위 '응급실 뺑뺑이'가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는 가운데, 소아응급 의료체계가 이중에서도 가장 큰 난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유입되는 전담인력 자체가 적은 데다, 병원간 전원 마저 쉽지 않은 상태다.
가톨릭의정부성모병원 경연영 응급의학과 교수(대한소아응급의학회 총무이사)는 8일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소아응급의료 현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경 교수에 따르면, 소아응급의료는 야간·휴일 진료 공백과 지역 격차, 전원체계 부재가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는 상태다.
소아응급실 이용 양상을 보면 5세 미만 영유아가 전체 소아응급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그중 1세 미만이 8.0%다. 1세 미만 응급환자는 전담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위험 부담이 커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연령대다.
소아응급 환자 내원 시간대와 요일 분포는 저녁 6시 이후부터 새벽, 주말에 집중된다. 그러나 2025년 기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24시간 가동률은 80%대에 머물고 있다.
경연영 교수는 "소아응급 환자 중증도에 따른 입원 비율은 10명 중 1명 정도 된다. 전체 환자의 60% 이상이 야간·휴일에 내원하기 때문에 야간·휴일 진료체계 강화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사진=경연영 교수 발표자료
경 교수는 유독 소아응급 의료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인력 부족 문제를 꼽았다. 가뜩이나 전공의 지원자 자체도 적은데 소아응급 의료 근무를 꺼리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선발률은 2025년도 하반기 기준 13.4%로, 770명 정원 중 단 103명만 채워졌다. 그는 “응급의학과 의사는 소아 진료를 기피하고, 소아청소년과는 응급실 근무를 어려워해 신규 전담 인력 확보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 과정에 소아응급 분야가 있고 소청과도 응급 분야가 있다. 그런데 응급실 의사들 중에선 아무래도 성인 환자와 다른 점이 많고 케이스가 적어 경험 부족 등 이유로 소아 환자를 보는 것을 기피한다"며 "소청과는 전공의 수 자체가 매우 적은데 2~3병원에 몰려 있다. 이들은 응급실 근무를 부담스러워해 빼달라는 요구를 한다"고 설명했다.
경 교수는 “근무 강도가 높고 부모까지 케어해야 하는 감정 노동도 심하며, 의료사고에 대한 압박감이 커서 아예 안 하겠다는 의사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이마저 소아응급 전문 인력의 70% 정도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원 방식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은 개인 의사가 병상을 수소문해 전원하는 구조라 체계가 없다”며 “중증도가 변할 때 상급기관으로 이동하는 경로도 차단돼 있다”고 말했다.
소아응급의료의 지역 격차가 큰 상황에서, 특히 경 교수는 경기 북부 지역을 의료취약지로 꼽았다.
경연영 교수는 "경기 북부는 지역 내 의료 서비스가 거점병원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상급병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는 “의정부까지 오는 데만 1시간이 걸리는 지역도 있고, 연천·포천 등 외곽은 접근성 격차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 환자가 타 시도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한 건수도 2025년에 4만3000건 정도”라며 “환자들이 지역 안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외부로 빠져나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사진=경연영 교수 발표자료
대안으론 성인과 다른 소아 환자의 특수성을 인식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제시됐다. 수적으로 병원을 확대하는 것보다 질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병원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다.
경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거점화나 순환당직제를 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증 소아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책임병원에 재정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인력 양성에 대해서도 그는 "전공의 단계부터 인센티브를 줘서 소아응급 인력을 끌어들여야 하고, 소아응급 전문 간호사 양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법 리스크 등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호장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원 체계와 관련한 구체적 대안으론 '공적 전원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개별 의사가 전화로 전원 병원을 수소문하는 기존 방식은 중증도 변화에도 취약할 뿐더러,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전원 책임을 공적 전환해야 한다. 광역 응급 상황실에서 119 구급 상황실,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 응급의료센터, 달빛어린이병원을 통합 연계해 전체 전원을 담당하는 구조로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아응급 환자의 전원·치료 결과를 추적할 수 있는 통합 데이터 시스템도 필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자원 배치, 전원 조정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