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늘어나는 의대 정원 배분을 마무리한 가운데, 일부 대학은 2배 가량 정원이 늘었지만 정원 증가에 대한 실제 의대 내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지난해 의대증원에 대한 반발이 강했던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도 이제 현실적으로 증원 이전으로 돌이키기 어렵다면 실제 교육이 가능한 의학교육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앞서 교육부가 13일 발표한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안’에 따르면, 내년도 증원분 490명 가운데 서울 8곳 의대를 제외한 32개 의대에 배정했다.
특히 국립의대가 가장 많은 증원 배정을 받았다. 일례로 충북의대와 강원의대는 39명씩 정원이 늘어, 기존 정원 49명에서 88명으로 2배 가까이 가장 많은 증원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2028학년도부턴 정원이 10명 더 늘어 98명이 될 예정이다.
이 같은 정원 배분에 의대 교수들은 난감한 입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배에 가까운 증원이 이뤄지며 당장 의학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면서도, 현실적인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정부를 도와 교육 현장을 재건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젠 증원 반대 명분 마저 부족해진 상황에서, 정책 반대에만 열을 올리기 어렵다는 문제 의식도 섞여 있다.
충북의대 교수협의회 채희복 회장은 "교수도 결국 학교 구성원이고 (의학 교육 현장이) 잘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미 정해진 일에 왈가왈부하는 것이 (교육 재건을 위한) 힘을 분산시키는 것 같다"며 "지금은 교수, 학생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기회로 바꿀 방안을 마련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의대 박종익 교수는 "현재 지난 정부에서 약속했던 의대 3호관 신설이나 교수 추가 채용 등이 예산이 막히면서 전부 중단된 상태"라며 "증원은 당장 현실화됐는데 계속 증원을 반대만 해야될지 (난감하다.) 그렇다고 증원을 찬성을 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강원의대 교수는 "대학 입장에선 정원이 늘어나게 되면 중단된 의학교육 인프라에 대한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며 "교육 인프라, 교수 채용 등은 대학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고 관련 예산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과 연결돼 있다. (증원에 따른 교육 지원을 받기 위해선) 현재 의대 증원에 대해 비판만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의사제와 연계된 의대증원 정책의 성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병원과 연계한 임상 실습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곳이 많고 지방의 경우 교수 채용이 어려워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의대 교수는 "당장 의학 교육 여건도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 실습이다. 이를 위해선 병원 세팅이 중요한데 늘어난 지역 의사들을 어떻게 병원에서 임상 실습시키고 수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여건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지방은 교수 채용 공고가 나도 이를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