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9.22 06:21최종 업데이트 22.09.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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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접근성 떨어지는 지역 상급종합병원 필요하다? 병원만 늘린다고 능사 아냐"

조명희 의원, 대구 동구 병원 유치 주장...전문가들 "지역 의료인력 유출 방지하고 지역수가 가산 필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21일 국가 첨단의료복합단지 균형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취약지를 없앤다고 병원만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의료기관에 필요한 인력이 필요하고 병원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의료전문가들이 대구 동구 지역의 의료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경북대병원 이전이나 상급종합병원 유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병원만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21일 국가 첨단의료복합단지 균형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조명희 의원, 대구 동구 지역 상급종합병원 유치 강력 주장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 의원은 대구 동구 지역 의료기관 유치를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엔 상급종합병원 동구유치 추진위원회 준비단을 포함한 동구 지역 주민 15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추진위는 19일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구청사 앞에서 동구의 병원 유치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대구 지역 내 상황을 보면 34만 구민이 거주하는 동구만 500병상 이상 규모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지역 의료격차가 크다"며 "더욱이 동구는 포항과 경주, 영천, 경산 등의 경북과 연계된 지역이라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가 지역에 상급종합병원 적극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상급종합병원동구유치추진위원회 준비단 

실제로 2016년 보건복지부 지역별 수도권 원정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총 320여 만명의 환자가 전국에서 수도권으로 진료를 보러 간다. 이에 지급된 건강보험료는 2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중 대구는 13만9000명이 원정진료를 떠났고 1153억원의 건보료가 지급됐다. 이는 비급여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대구시의사회 이상호 부회장은 "원정 진료를 통해 주로 고가의 비급여 의료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구 지역민이 수도권에서 쓴 의료비는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병상 수 조정부터 이뤄져야…의사인력 유치할 지원책도 필요
 
대구시의사회 이상호 부회장.

다만 의료 전문가들은 단순히 병원만 유치한다고 해서 의료취약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에 따라 시설과 인력 등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지만 당장 대구·경북 상황을 보면 의사인력을 확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남의대 이경수 예방의학과 교수는 "병원과 병상만 무작정 늘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지금도 대구지역은 병상이 많은 편"이라며 "경북대병원 이전이나 새로 상종 유치가 되려면 전체적인 병상 수 조정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의료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각 의료기관별로 경쟁하기 보단 전체 기관이 뭉쳐 병상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배재용 보건의료연구센터장은 "상급종합병원만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특히 대구 지역만 국한해서 봤을 때 상급종합병원이 꼭 필요한 지 의문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의료기관이 유치되려면 근거가 필요하다. 동구 지역 뿐 아니라 근접한 영천 등 지역의 흡수 가능한 의료수요 부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배 센터장은 "공공의료의 관점으로 보면 꼭 상종이나 공공병원 설립이 아니더라도 지역책임의료기관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병원 지정과 병원간 협력 인프라 연계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병원이 설립되고 기능이 적절히 유지되려면 시설과 인력이 필요하고 인력이 유출되지 않도록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도 지방 의료인력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대구시의사회 이상호 부회장은 "대구와 경북을 같은 의료체계로 묶어 향후 인프라 구축 상황에서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의료인력을 확충하기 위해선 지역 수가 가산제와 필수의료 지원 정책이 적극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의대 설립의 차원 보단 기존의 의대를 활용하거나 거점 병원을 설립하는 방향이 적절하다"며 "간호인력은 기준에 대한 지역별 유연성을 갖고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전달체계를 개발하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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