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15 00:23최종 업데이트 22.03.1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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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께, 의료의 본질은 산업발전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⑦박홍준 전 서울시의사회장·국민의힘 서울시당선대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윤석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제 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임기는 올해 5월 10일부터 5년간입니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 대응체계 전면개편과 필수의료 국가 책임제를 주요 보건의료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선거 이전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의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agenda)'에 이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기에 앞서 의료계가 꼭 필요한 보건의료정책을 다시 한 번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①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는 보건의료정책 수립"
②이철호 전 의협 대의원회 의장 "코로나 최일선에서 의료진의 애로사항과 헌신 헤아리길"
③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국민 생명 지키는 필수의료 살리기가 최우선"
④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직역 간 편가르기 대신 화합과 통합의 사회를"
⑤민복기 의협 대선기획단장 "국민을 위해 의사가 소신 진료할 수 있는 의료환경"
⑥안덕선 전 의료정책연구소장 "저수가 정책기조 버리고 적정한 의료비 지출을"
⑦박홍준 전 서울시의사회장 "의료는 산업발전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치열했던 선거를 뒤로하고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신 윤석열 당선인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두 달 후에 펼쳐질 새 시대, 새 나라에서 공정과 상식을 기대하는 모든 국민들의 염원과 함께 의료계 역시 전문가 의견을 근간으로 하는 보건의료정책이 펼쳐지길 희망합니다.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 케어라는 포퓰리즘으로 포장된 의료정책으로 의료계와 사사건건 갈등과 불화를 반복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했습니다. 부디 새 정부에서는 서로 존중하며 민관이 한마음으로 국민건강을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한데 모을 수 있길 바랍니다. 새정부 출발에 앞서 보건의료정책에 관한 몇 가지 당부를 드립니다.
 
첫째는 보건부의 독립입니다.
 

2년을 넘어 아직도 진행중인 코로나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건강과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체험했습니다. 국민 건강이 위협받는다면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에서 우리사회가 힘들게 이룩해온 모든 것들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새 정부가 시작돼도 상당기간은 코로나 대응에 많은 노력이 요구될 것이며, 의료계는 신종감염병 팬데믹이 앞으로 5년 혹은 더 짧은 주기로 반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간 사스와 메르스를 겪고도 정부의 대응은 크게 변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요구됩니다.

보건의료를 위한 독립적인 정부조직이 필요합니다. 보건의료와 사회복지 분야는 업무의 성격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복지 위주인 보건복지부 조직으로는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임기응변, 뒷북대응, 정치방역이라고 평가되는 지금의 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선진국들은 보건의료 담당 부처를 전문인력으로 구성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독일, 영국, 덴마크 등 21개국이 보건과 복지 담당 부처를 각각 분리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에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산적한 과제를 풀어나아갈 효율적인 정부조직,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성이 강화된 보건부의 독립은 무엇보다도 선결돼야 할 과제입니다.
 
둘째는 보건소 본연의 역할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입니다.
 

현재 전국에는 250여개의 보건소가 있습니다. 보건소의 설립 목적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질병 예방과 위생, 방역입니다. 보건소에서 일반 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지역의 일차의료기관의 업무와 중복되는 의료자원의 낭비입니다. 소외계층에 대한 진료는 기존의 의료체계안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보건소는 본연의 사업에 충실해야 합니다. 보건소의 공중보건학적 중요성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바 있습니다.

향후 지속될 감염병 위기 등에 효율적이며 일관성 있는 대처를 위해서는 현재 지자체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보건소의 역할 정립이 꼭 필요합니다. 보건소 본연의 상시 방역 기능을 회복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국의 보건소를 복지부 또는 질병관리청 직속으로 두는 방안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합니다. 
 
셋째로 의료인의 자율성 보장입니다.
 

전문가의 견해가 존중받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선진 사회라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보았듯이 관료적인 보건의료정책은 극심한 혼란과 신뢰 상실을 가져올 뿐입니다. 전문가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과학적인 대처를 할 때 한 차원 높은 의료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자율적인 의사면허 관리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몇 명의 공무원에 의해 형식적으로 관리되는 면허제도가 아니고 전문직업인의 자율통제 기능에 대한 신뢰를 근간으로 하는 의사면허관리를 통하여 의료인력의 효율적인 관리는 물론 보다 이상적인 의료환경 조성을 한층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의료의 본질’ 을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의료는 산업발전을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의료의 본질입니다. 의료는 그 자체로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이며, 국가의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국민 건강, 즉 의료의 발전을 위해 최신 산업과 기술의 도입은 당연하지만 바이오산업 등의 발전을 위해 의료가 이용되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할 사항입니다. 의료기기 사용을 위해 안전성에 우려가 많은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의료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기에 그 안전성에 대해 꼼꼼히 검증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윤석열 당선인께서는 언제나 의료의 본질을 최우선 하여 국가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잡아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당선인께서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을 펼쳐나가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을 바탕으로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나아가신다면 14만 의사들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기억에 남을 훌륭한 대통령이 되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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