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12 02:56최종 업데이트 22.03.12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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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께, 직역 간 편가르기 대신 화합과 통합의 사회를 만들어 주길"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④ 박성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윤석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제 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임기는 올해 5월 10일부터 5년간입니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 대응체계 전면개편과 필수의료 국가 책임제를 주요 보건의료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선거 이전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의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agenda)'에 이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기에 앞서 의료계가 꼭 필요한 보건의료정책을 다시 한 번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①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는 보건의료정책 수립"
②이철호 전 의협 대의원회 의장 "코로나 최일선에서 의료진의 애로사항과 헌신 헤아리길"
③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국민 생명 지키는 필수의료 살리기가 최우선"
④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직역 간 편가르기 대신 화합과 통합의 사회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께,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시급히 정비해야 할 현안이 수없이 산적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보건의료 분야는 최우선 순위의 과제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코로나19의 폭증과 일관성 없는 의료정책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께 보건의료 분야에서 4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부탁드립니다.

최근 대학병원(특히 수도권 빅5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심하다 보니 지방 중소병원과 동네의원은 고사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수도권으로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지방의 의료취약지역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 취약지 해소의 정답은 문재인 정권이 내세운 허울뿐인 공공의대 설립과 의과대학 증설이 아니라, 체계적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통한 지방 중소병원과 동네의원 살리기입니다.

동네의원과 중소병원 같은 지역 의료기관들이 그 지역의 의료를 우선 담당하도록 하고, 대학병원은 희귀난치질환 치료와 연구, 그리고 전공의 수련에 집중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둘째, 필수의료에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중증 외상환자가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떠돌고, 지역에 산부인과가 없어 대도시로 원정출산을 다니고, 소아병실이 부족해 위중한 코로나19 환아가 길거리를 배회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뉴스에 나오는 일상이 되어 갑니다. 

이는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 절대 아닙니다. 기존의 흉부외과, 산부인과 전문의는 전공을 살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전공을 포기하고 전공과는 상관없는 피부미용이나 비만치료와 같은 비급여 분야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저수가 건강보험제도 아래서 흉부외과나 산부인과 전문의로는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가 없어 병원 경영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아과도 같은 상황으로 신규 전공의 지원마저 감소하고 있으며, 이미 어린이병원 응급실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고 의사 수만 늘려봐야 비급여 진료를 하는 의사만 늘어나지, 필수의료분야를 담당하는 의사는 늘지 않습니다. 무너져 가는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강보험 수가 조정이 필요함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전문가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확립에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듣는다는 미명 하에 정책을 결정할 때마다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권의 이익을 우선한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탈 원전으로 인한 전기값 상승, 집값 벼락 상승으로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불러온 부동산 정책, 각종 비리에 얼룩진 교육정책 등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폐해를 일으켰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포퓰리즘의 끝판왕격인 문재인케어를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해 보험재정을 거덜 내고 대한민국 보건의료를 후퇴시켰습니다. 지난 정권의 대표적 과오인 문재인 케어를 비롯한 여러 선심성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부탁드립니다. 향후 국민건강에 직결되는 보건의료 정책 수립시에는 반드시 의료전문가인 의사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는 열린 국정 운영을 부탁드립니다.

넷째, 직역 간 편가르기를 지양하고, 화합과 통합의 사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은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하는 글을 SNS에 올려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는 섬기겠습니다’라며 국민 대통합을 선언했으나 5년이 지나 돌이켜보면 대한민국 역사상 이렇게까지 국민간, 직역간 편가르기가 심화된 적이 없었습니다. 

모든 의료단체가 반대하는 간호협회의 간호단독법, 국민 건강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한의사의 현대 의과 의료기기 사용 등은 만연한 직역이기주의를 보여 주는 단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이런 직역 이기주의로 분열된 보건 의료계를 잘 살피시고 앞으로 국민, 직역 간의 대통합을 이루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의료공약으로 민간병원의 중환자실과 응급실 운영 비용을 국가가 공공정책 수가로 지급하는 필수의료 국가책임제 도입 등 한국 의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비전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부디 초심을 잃지 않고 공약을 실현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리며 대한민국의14만 의사회원들은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과 새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올바른 의료정책을 시행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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