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7.07 06:44최종 업데이트 23.07.0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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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살리기, 건강보험체계 개편으로?…복지부 "지불제도 다변화 필요 공감"

"고평가된 영역 상대가치점수 낮추고, 저평가된 필수의료 살려야…필요한 행위만 선별적으로 인상하는 상대가치가격제 전환도 제안"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행위별수가제가 빈도가 낮은 수술 및 처치,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저평가 귀결돼 현 필수의료 위기의 원인으로 꼽히면서 고평가된 검체와 영상 영역의 상대가치점수를 낮춰 저평가된 영역의 점수를 올림으로써 필수의료 분야와의 불균형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2024년 의원유형 환산지수를 1.6%로 확정하며, 해당 인상 재정 범위 내에서 검체와 기능, 영상 분야 환산지수는 동결하거나 낮추고 이렇게 확보한 재정을 소아‧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하는 안을 제안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선임연구위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6일 연세대 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을 위한 건강보험 지불제도 혁신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제3차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보장혁신포럼에서 이 같이 제안했다.

신 연구위원은 또 매년 약 5800개에 달하는 모든 행위를 일률적으로 인상하는 현 상대가치 수가체계를 개편해 인상이 필요한 행위에만 선별적으로 인상하는 상대가치가격제로 전환하자고도 제안했다.

일률적으로 수가인상하는 현 수가체계 필수의료 붕괴 원인…지불제도 개편 제안
 

이날 신 연구위원은 포럼에서 '건강보험 보상체계 미래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건강보험 보상체계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급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험자와 환자로부터 정해진 금액을 보상받는 방식으로 '보상수준, 보상단위, 보상방식'으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비스를 많이 할수록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현 행위별수가제도는 서비스량이 적은 필수의료 보상에 공백을 발생시키고 매년 환산지수 계약에 기반한 일률적 수가 인상으로 이익이 많은 곳이 계속 이익이 나는 불균형이 심화됐다. 질 높은 서비스와 질 낮은 서비스의 동일 보상 등의 문제로 현 필수의료 문제의 원인이다"라고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수의료, 가치기반 중심 보상을 위한 혁신형 지불제로의 개혁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양 기반의 한계를 극복하고 질과 성과관리 효과성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단위, 기관단위 보상으로 전환하고, 다양한 보상방식과 선별적 인상기전, 가치기반 보상체계, 총 진료량 관리기전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 연구위원은 "현행 행위별수가제 아래에서 상대가치점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저평가된 진료영역 및 진료분야 보상을 강화하고, 효율적 의료자원 활용을 위해 상대가치개편과 연계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수가차등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급자 중심의 분절적, 단절적 의료서비스를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진료형태별 특성을 반영해 환자단위/인구단위 묶음지불제도 도입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 기능재정립 등 신포괄 모형 및 적용기준 개선을 통해 비포괄을 축소하고 기관단위 성과연계 정책가산 개편으로 신포괄수가제를 대폭 개편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신 연구위원은 가치기반 중심 지불제도 다변화를 위해 ▲공공정책수가 활용 ▲혁신센터 기반 다양한 지불제도 개발 및 평가 ▲가치기반 제불제도 구축과 더불어 사전예산기반 선별적 인상기전 구축을 위한 ▲상대가치가격제 ▲사전예산제 도입 ▲기관단위 인센티브 도입 등을 주장했다.

신 연구위원은 특히 "우리나라는 단가만 매년 모든 행위에 평균적으로 인상해주는 기전을 사용하고 있다. 매년 모든 행위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식이 분야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만큼 상대가치 가격제로 전환해 상대가치를 산출하는 모든 행위 중 인상이 필요한 필수의료 등 행위를 선별해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하반기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지불보상체계 구조개편 방안 담는다 

이날 포럼에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정윤순 국장과 5명의 복지부 과장들이 처음부터 참석해 끝까지 토론회를 참관하는 등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정 국장은 "우리 보건의료체계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지만 특히나 건강보험 지불보상 체계의 근본적 개편을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며 "그간 정부도 지불보상제도 다변화를 위해 포괄수가제 등을 도입하고 최근에는 어린이병원 사후보상제도,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공공정책수가, 중증진료체계강화 시범사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지출의 대부분이 여전히 행위별 수가제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며, 지불제도 다변화에 대한 시도는 아직까지 시범사업에 그치는 상황이다"라며 "정부는 올해 하반기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그 계획에 건강보험 지불보상체계 혁신을 위한 구조개편 방안과 다양한 공공정책수가 모델을 어떻게 제시해 나갈지의 내용을 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이번 포럼이 지불보상체계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밑거름이 되고, 향후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지불제도의 근본적 혁신을 위한 다양하고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복지부 보험급여과 정성훈 과장도 "행위별수가제는 낮은 비용을 쓰면서도 효율적 지불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필수의료와 관련된 문제를 보면 비용측면에서 의료비용 증가율이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OECD 평균을 넘어서고, 기본적 질은 높아지고 있지만 지역별, 분야별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주된 지불제도였던 행위별수가제가 유효한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지불제도를 개편하려면 기반이 조성돼야 하는데 이 부분도 고민이 된다. 자료를 제공받아 평가하려면 비용과 연계되는 측면에서 체계를 갖췄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 과장은 "발표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그렇게 가기 위한 이행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필수의료 문제점을 개선하는 이행방향에 대한 어젠다를 가지고 이를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복지부 필수의료정책과 임혜성 과장 역시 "필수의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생각할 때, 현재의 수가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실행해 나가야 할지이다"라며 "좋은 방향성은 있는데 의료계와의 협의라는 숙제가 있는 것 같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가야하는 길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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