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의결에…“현장 무시한 획일적 저수가, 재활 영역 고사시킬 것” 반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와 급여기준을 확정한 데 대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도수치료 회당 수가를 4만3850원으로 정하고, 주 2회·연간 15회를 원칙으로 제한하는 정부 방침이 환자의 치료 선택권과 의사의 진료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는 5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의 자율성을 말살하는 통제형 포퓰리즘 규제를 규탄한다”며 “의료계 의견을 배제한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도수치료 관리급여 고시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4일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및 급여기준’을 의결했다.
의결된 수가는 환자 본인부담률 95%를 적용해 회당 4만3850원으로 결정됐다. 급여기준은 주 2회 이내 시행, 연간 총 15회 초과 산정 불가가 원칙이다. 다만 수술 또는 골절 등으로 인한 관절 구축, 강직의 뚜렷한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15회를 포함해 연간 총 24회까지 인정된다.
이에 대해 의사회는 “이번 결정은 임상 현장의 실상을 철저히 무시한 탁상행정의 극치이며,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의사의 전문적 진료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명백한 관치의료”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특히 회당 4만3850원이라는 수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도수치료는 단순히 기계를 돌리는 물리치료가 아니다. 해부학적 전문 지식을 갖춘 의사의 정확한 진단 하에 숙련된 물리치료사가 환자의 상태에 맞춰 온전히 신체적 노동과 전문성을 투입하는 고도의 맞춤형 수기 치료”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수도권 기준으로 진행되는 도수치료의 최소 비용이 10만~15만원 선에 형성돼 있던 것은 그만큼의 인건비, 공간 유지비, 전문 교육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를 의료기관 종별 차이조차 무시한 채 일률적으로 4만3850원으로 동결하는 것은 의료기관에 손해를 보며 진료하라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이 같은 획일적 수가 적용이 결국 치료 시간 단축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간 횟수 제한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환자의 신체 상태, 통증 정도, 회복 속도가 개인마다 다른데도 정부가 일률적으로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의학적 판단을 배제한 규제라는 것이다.
의사회는 “어떤 환자는 5회 만에 호전되지만, 척추 질환이나 만성 근골격계 통증을 앓는 환자는 수개월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의학적 근거도 없이 주 2회, 연간 15회라는 사슬을 채워놓는 것은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박탈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예외 조항으로 둔 관절 구축 및 강직 환자에 대한 24회 제한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며 “큰 수술을 마친 환자가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거쳐야 할 재활 과정을 임의로 선을 긋고 가로막는 것이 합당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의사회는 이번 조치의 배경에 실손보험 문제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의사회는 “이번 조치의 본질은 실손보험사들의 손해율을 낮춰주기 위해 환자가 꼭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옥죄는 땜질식 통제에 불과하다”며 “일부 오남용 사례가 있다면 이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선별해 바로잡아야지, 제도 자체를 고사시키는 것은 주객전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 도수치료 관리급여 고시 철회, 4만3850원 획일적 수가 폐기, 연간 횟수 제한 중단, 의료현장 전문가들과의 재논의를 요구했다.
의사회는 “국민의 안전한 치료권과 의사의 정당한 진료권을 침해하는 정부의 모든 억압적 시도에 대해 끝까지 결사 항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고시안 그대로 강행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근골격계 환자들의 재활 대란과 의료 현장의 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책을 독단적으로 추진한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