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 도수치료 수가·급여기준 의결…본인부담률 95% 적용, 효과평가 등 진료내역 기록 명시
보건복지부 이형훈 제2차관.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도수치료에 회당 4만3850원의 관리급여 수가가 적용된다. 시행 횟수는 주 2회 이내, 연간 총 15회를 원칙으로 하되 수술 또는 골절 등으로 인한 관절 구축·강직의 뚜렷한 소견이 있는 경우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연간 최대 24회까지 인정된다.
보건복지부는 4일 2026년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건정심에서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및 급여기준 마련 안건을 비롯해 질환별 재택의료 시범사업 통합, 상병수당 시범사업 성과평가 결과, 농어촌 보건진료 수가 시범사업 추진방안 등이 논의됐다.
복지부는 도수치료가 진료비 규모와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크고, 치료 효과성은 일부 있지만 선택적·보조적 성격이 큰 치료로 오남용 우려가 있어 관리급여 대상 항목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통해 과잉 우려가 있는 비급여 항목에 가격 및 진료기준을 설정하는 관리급여 제도를 발표했다. 이후 국정과제에 이를 반영하고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선별급여 제도 내 관리급여 유형의 근거를 마련했다.
도수치료는 지난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에서 관리급여 대상 항목으로 논의됐으며, 올해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와 적합성평가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번 건정심에서 적정수가와 진료기준이 최종 결정됐다.
의결된 수가안은 환자 본인부담률 95%를 적용한다. 수가는 유사 건강보험 행위 수가, 시장가격, 소요시간 등을 고려해 유사 준용 가능 이학요법료 등을 활용한 4만3850원으로 평가됐다. 모든 종별에 동일 금액이 산출되도록 결정됐다.
급여기준은 임상적 유효성이 인정되는 적정 횟수 등을 설정하고, 의료계 수용성과 환자의 진료권을 보장하기 위한 인력 등 기준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구체적으로 도수치료는 주 2회 이내 시행, 연간 총 15회 초과 산정 불가가 원칙이다. 다만 수술 또는 골절 등으로 인한 관절 구축, 강직의 뚜렷한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15회를 포함해 연간 총 24회까지 실시가 인정된다.
또한 동시산정은 불가하며, 효과평가 등 진료내역 기록을 명시해야 한다. 기본물리치료와 단순재활치료를 우선 시행하는 기준도 포함됐다.
도수치료 평가주기는 3년으로 정했다. 복지부는 향후 평가주기에 따라 재평가 시 급여 유형 및 전환 원칙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관리급여는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 문제를 해소하고, 의료적 필요도에 기반한 적정진료가 이뤄지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비급여 적정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국민 의료비 부담 최소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질환별 재택의료 시범사업도 통합된다. 복지부는 1형 당뇨, 가정용 인공호흡기, 심장질환, 결핵, 암 장루, 암 요루, 재활환자 등 7개 질환별로 각각 운영되던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질환별 재택관리 시범사업’으로 사업명을 변경하고 통합하기로 했다.
해당 시범사업은 의료기관이 아닌 가정 등에서 자가관리가 필요한 질환군 환자에게 교육·상담과 비대면 환자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번 개편에 따라 질환별로 다르게 적용되던 복잡한 수가 산정기준과 본인부담률을 유사 질환별로 단순화하고, 교육·상담료 산정 횟수도 확대했다.
1형 당뇨의 경우 교육상담료Ⅰ은 연 6~8회에서 연 8회로, 교육상담료Ⅱ는 연 8~12회에서 연 12회로 확대된다. 가정용 인공호흡기와 심장질환은 교육상담료Ⅰ·Ⅱ가 연 4~6회에서 연 6회로 조정된다. 결핵과 암 장루·요루는 교육상담료Ⅰ이 연 2~6회에서 연 6회로, 교육상담료Ⅱ가 연 3~6회에서 연 6회로 확대된다.
복지부는 “환자가 병원이 아닌 가정에서 질환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재택관리를 강화하면서, 향후 방문진료 등 타 재택의료 서비스와 연계하는 등 환자 중심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상병수당 시범사업 성과평가 결과도 보고됐다. 상병수당은 업무와 관련 없는 부상·질병으로 일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 대구 달서구, 경기 안양시, 경기 용인시, 전북 익산시, 충북 충주시, 충남 홍성군, 전북 전주시, 강원 원주시 등 8개 시군구에서 시범사업이 운영 중이다.
상병수당 수급자 조사 결과, 소득 감소와 의료비 부담 등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때 치료받은 비율은 10.1%p 증가했고, 아픈 기간 중 일한 날의 비율은 23.3%p 감소했다.
특히 유급병가 혜택을 받기 어려운 30인 미만 중소사업장 근로자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들에서는 제때 치료받은 비율이 17.1%p 증가했고, 아픈 기간 중 일한 날의 비율은 32.0%p 감소했다.
시범사업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제도 인지도와 필요성이 상승하고, 필요한 진료를 받지 못한 비율이 감소하는 등 의료접근성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복지부는 “이번 성과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노동계, 경영계, 의료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상병수당 본사업 추진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농어촌 보건진료 수가 시범사업도 추진된다. 최근 의과 공보의가 2025년 945명에서 2026년 587명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다수 보건지소에 공보의 배치가 어려워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간 농어촌 보건지소에서는 공보의가 진료를 제공해 왔고, 의료취약지역 보건진료소에서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일부 의료행위를 수행해 왔다.
정부는 지역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보의 감소 대비 지역의료 대책’을 마련하고, 보건진료소와 인접한 160개 통합형 보건지소에서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진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농어촌 보건진료 수가 시범사업은 통합형 보건지소와 비대면협진 등 보건지소의 진료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수가체계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사업기간은 2026년 6월 8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다.
통합형 보건지소에서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제공하는 진료서비스에는 보건진료소 기준의 방문당 수가가 적용된다. 방문당 수가는 3980원부터이며, 투약일수 4일까지 환자 본인부담액은 900원이다.
통합형 보건지소 또는 보건진료소의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환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의사와 비대면협진을 수행한 경우, 협진 의료기관에는 현행 의료기관 대면진찰료 수준의 비대면협진 자문료 수가가 적용된다. 자문료는 의료기관 종별로 1만7500원에서 2만1440원 수준이다.
복지부는 “이번 농어촌 보건진료 수가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취약지 주민의 의료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어디에 살더라도 곁에 있는 기본의료 구현을 목표로 지역보건의료체계를 재설계하는 구조적 해결책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