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단순 분쟁을 넘어 보험금 지급 판단 과정 자체가 왜곡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대한정맥학회는 비슷한 의료자문 의견 조작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단발성 일탈 행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조된 의료자문 의견서 원본을 직접 작성한 서울의대 안상현 외과 교수는 20일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작성한 자문의견이 실제 전달 과정에서 다르게 표현되거나 변경된 정황이 나타났다"며 "마지막 문구가 보험 지급이 어렵도록 바뀌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보험사 아래 의료자문 하청업체들이 있다. 보험사가 자문을 필요로 하면 하청업체들이 각각 계약돼 있는 자문의사들과 자문을 주고 받는다. 이 과정에서 수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하반기 의료자문 실시 건수는 2만7365건으로, 이 중 보험금 부지급률은 24.97%(2974건)에 달한다. 또한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일부지금 건수는 19.38%다.
대한정맥학회는 의료자문 조작 문제를 금융감독원 등에 알리고 현장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정맥학회 김태식 이사장은 "보험회사 의료자문의견 조작 사건에 대해 매우 깊은 유감이다. 최근 비슷한 사건이 발견되고 있다. 이는 단발성 일탈 행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며 "금융위원회는 전문가 의료자문의견이 조작되지 않도록 관련 법령인 '보험업법', '굼융회사의 지배구조법', '금융소비자 보호법',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해 의료자문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제도화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도 지금까지 확인된 의료자문의견 조작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에 대해선 책임에 따라 엄정히 조치해달라. 또한 보험회사의 의료자문과 관련된 보험금 부지급 사례 전반에 대해 철저하고 객관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강조했다.
환자단체·소비자연맹은 의료자문 원본을 공개하고 자문의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의료자문 원본을 환자와 보험계약자에게 전면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 요약본이나 결과통지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자문의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 누가 어떤 전문성과 책임 아래 해당 판단을 했는지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익명성과 비공개 뒤에 숨은 자문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로부터 독립된 제3자 의료심사, 심의기구를 설치하고 자문서 수정, 편집을 금지하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