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03 14:55최종 업데이트 23.05.0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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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부분파업 결정했지만...비대위는 원래 '간호법 파업'에 부정적이었다?

대통령 해외순방 이슈 묻히고 국민 건강 위협 여론 등 악영향 우려...의사 파업 참여율은 저조할 듯

지난달 25일 대한간호조무사 대표자 1500여명의 연가파업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 저지를 위해 3일부터 단계적 부분파업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보건의료계 파업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의사들의 파업 참여율은 매우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통령 거부권 요청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관건이다.  

앞서 비대위는 3일 1차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11일 2차파업을 진행하고 16일까지 간호법 저지 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17일 수위를 더 높여 13개 단체 400만 회원 연대 총파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파업 부정적 이유, 대통령 해외순방 이슈 묻히고 지지율에 도움 안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비대위는 4월 30일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보의연)와의 기획위원회 회의까지도 구체적인 파업 일정을 결정하지 못했다. 오히려 회의 내내 '파업 선언'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가 파업을 꺼렸던 이유는 파업 투쟁이 오히려 거부권 행사를 앞둔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간호법과 관련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기 위해선 대통령 지지율이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점에 때마침 보건의료계 총파업 이슈가 터질 경우, 관행적으로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돼 왔던 해외 순방 이슈가 묻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방문 이후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리얼미터 조사)은 4주만에 소폭 반등(1.9%p)해 34.5%를 기록했다. 

의료계 파업이 자칫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보의연과 비대위는 의료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권역별로 부분적으로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보의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는 "4월 30일까지만해도 (비대위 측과) 파업에 대한 협의가 되지 않아 5월 3일 연가투쟁 이후에 투쟁 일정은 다시 논의한다 정도로 정한 상태였고, 비대위는 (파업에)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간호조무사가 이끌고 의사가 뒤에서 따르는 파업 예상

이런 가운데, 의사들은 사실상 여타 보건의료계 직역들의 부분 파업을 일부 지원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의사파업 이후 투쟁 동력이 많이 상실된 상태인 데다, 간호법 이슈가 일반 의사들을 파업까지 이끌기엔 역부족이라는 내부 인식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비대위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파업찬성 비율이 83%였다고 하지만 투표 참여 총 인원수를 밝히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모수가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투표에 참여했다고 해서 실제 의료기관이 파업에 동참할 확률도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전공의 80% 이상이 참여하면서 의료계를 뜨겁게 달궜던 2020년 8월 전국의사총파업 과정에서도 개원의 휴진율은 10% 아래에 그쳤다. 

즉, 개원의 참여가 저조한 상태에서 대학병원 전공의와 교수의 파업 참여도 묘연한 상태라 사실상 간호조무사가 주도하고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요양보호사 등이 주로 연가를 내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파업 형태가 유력하다. 

실제 3일 오전 개원가 단축진료는 일부 의사회 임원들에 국한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협 산하단체로서 비대위 기조를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파업 참여 여부에 대해선 협회 차원의 참여는 어렵다고 못박았다. 

대전협 강민구 회장은 "파업 관련 검토를 하고 있지만 국무회의가 남은 만큼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3일과 11일에 대전협 차원에서 파업에 동참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3일과 11일은 의사 직역도 있지만 간호조무사 등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는 직역 등을 중심으로 부분 파업을 시작하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는 "강경한 투쟁에 앞장서겠다던 비대위가 오히려 파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며 몸을 사리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간호조무사협회가 4월 25일과 5월 3일 잇따라 연가파업을 앞서 주도하면서 비대위는 이를 뒤따르는 형국"이라고 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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