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1.06 07:18최종 업데이트 26.11.06 07:22

제보

"PONV 조절 안 되면 먹을 수도 걸을 수도 없다…예방 약물이 회복의 다음 단계 연다"

[ERAS 인터뷰②] "위험인자 한 개만 있어도 덱사메타손과 5-HT3 길항제 병용…통증·수액·보행까지 그물처럼 연결"

 
수술 후 조기 회복을 넘어 기능 및 예후 향상까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최초로 수술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을 체계적으로 도입해 대장암 치료에 적용해왔다. ERAS는 수술 전후 전 과정을 관리하는 다학제 프로그램으로, 병원은 대장암 ERAS 클리닉을 통해 합병증 감소와 재원 기간 단축, 고령 환자의 안정적인 회복이라는 성과를 축적해 왔다. 수술이 잘 끝났다고 환자의 회복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통증과 수술 후 오심·구토(Postoperative Nausea and Vomiting, PONV)를 조절하고, 식사와 보행을 다시 시작해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 ERAS는 이를 수술 전부터 준비하고 관리하는 접근이다. 조기 퇴원 자체보다 환자가 안전하게 퇴원할 만큼 회복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관리를 일상 진료에 정착시키려면 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간호사·약사·영양사 등 다학제 팀의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과 이행률 점검, 환자 상담에 드는 인력과 시간을 어떻게 지원하고 보상할지도 과제다.

또한 PONV는 식사와 보행을 어렵게 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국제학술지 'Anesthesia & Analgesia'에 발표된 제5차 PONV 합의문은 성인 환자에게 두 가지 예방 중재를 활용하는 다중 예방을 권고하며, 덱사메타손과 5-HT3 수용체 길항제 병용을 근거가 확인된 조합 중 하나로 제시한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도 환자의 위험도와 상태를 평가해 이러한 병용 예방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큐비아(IQVIA) 판매액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라모세트론은 집계된 5-HT3 수용체 길항제 네 성분 중 판매액이 가장 많은 약 66.3%를 차지했으며, 판매액은 전년보다 약 7.1% 증가했다. 라모세트론을 포함한 예방 약물은 환자의 상태와 작용기전을 고려해 선택하며, 통증 관리와 조기 식사·보행 등 다른 회복관리와 함께 적용한다.

ERAS를 선도적으로 도입·운영하면서 PONV 예방에도 적극적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인규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홍상현 교수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ERAS 운영 경험과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1편에서는 ERAS 다학제 팀 운영과 교육, 전담 인력 및 수가 지원의 필요성을 다룬다. 2편에서는 PONV 예방 약물과 다중양식 통증 관리가 환자의 회복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본다.

①"합병증 줄이고 회복 돕는 ERAS…지속하려면 인력·수가 지원 필요"
②"PONV 조절 안 되면 먹을 수도 걸을 수도 없다…예방 약물이 회복의 다음 단계" 
 
서울성모병원 외과 이인규 교수(왼쪽)와 마취통증의학과 홍상현 교수가 ERAS 회복관리에서 PONV 예방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Q. PONV 예방 약물이 수술 후 회복에서 갖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인규  PONV가 조절되지 않으면 환자가 먹을 수도 없고 걸어 다니기도 어렵다. 식사와 보행을 시작하려면 이 문제를 먼저 예방하고 조절해야 한다. 예방 약물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은 회복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중요한 관리다. ERAS에서 PONV 예방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환자가 수술 후 먹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은 ERAS에서 중요하게 보는 변화다. 예방 약물은 이 과정을 시작하도록 돕는 관리로 볼 수 있다.

홍상현  PONV 자체가 환자에게 큰 괴로움이다. 통증이 크지 않은 수술에서는 통증보다 더 불편하게 느끼기도 한다. ERAS의 관점에서도 증상이 해결돼야 먹고 움직일 수 있다. 일단 발생하면 추가 약물을 사용해도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예방 약물을 미리 사용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2020년 코크란 연구에서는 라모세트론이 성인 환자의 전신마취 후 24시간 이내 구토 위험을 위약이나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약 56%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결과의 근거 확실성을 높게 평가했다. 

Q. 예방 약물의 선택과 활용은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나.

이인규  예전에는 도파민 길항제를 사용해 PONV를 예방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약제로 메토클로프라미드가 있다. 다만 제5차 PONV 합의문은 메토클로프라미드의 예방 효과가 다른 항구토제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추체외로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환자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과 스테로이드 등을 활용하고 있다. 수술 중에는 마취과가, 수술 후에는 외과가 약물을 사용해 관리한다. 적절한 약물로 수술 당일과 다음 날의 PONV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상현  실제 예방에서는 덱사메타손과 5-HT3 수용체 길항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 등을 적용하고 있다. 조절되지 않는 심한 당뇨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예외를 고려한다. 수술 전이나 마취 전 평가에서 여성, 비흡연, 과거 PONV 또는 멀미 경험, 오피오이드 사용 등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예방 방법을 결정한다. 위험을 미리 살피고 예방 약물을 준비하는 것이 임상 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다.

2025년 PONV 합의 가이드라인은 위험인자가 한 개 이상인 환자에서도 서로 다른 기전의 약제를 병용해 예방하도록 권고한다. 저희도 수술 전 위험도를 평가하고, 환자가 위험인자 한 개만 있어도 덱사메타손과 5-HT3 수용체 길항제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환자의 위험요인과 약제의 작용기전을 고려해 예방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Q. 항구토제와 다른 회복관리를 함께 적용하면 어떤 의미가 있나. 

이인규  PONV 예방 약물은 중요하다. 여기에 통증 조절과 수액 관리, 수술 전 영양과 수분 상태, 수술 후 보행 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여러 과정이 그물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빨리 먹으라고 하려면 먼저 먹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줘야 한다.

약물 예방을 전체 회복 과정 안에 놓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식이도 장운동과 통증, PONV, 활동과 수액 관리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빨리 먹고 빨리 퇴원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그 뒤에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홍상현  위험도에 따른 항구토제 예방과 함께 다중양식 통증 조절을 적용해 오피오이드 사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전후의 수분 상태와 수액 관리도 함께 살핀다. 예방 약물을 다른 회복관리 항목과 연결해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입마취제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PONV 예방에 도움이 되는 마취 및 진통 방법을 적용하는 것도 함께 고려한다. 

Q. 통증 관리와 약물 사용을 개선하면서 어떤 변화를 경험했나. 

이인규  홍상현 교수와 함께 다중양식 통증 조절을 적용하면서 환자의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봤다. 이전에는 통증을 참고 움직이도록 독려했다면, 이후에는 환자가 더 편안한 상태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식사할 수 있게 됐다. 원래도 오피오이드를 적게 쓰려고 했지만 사용을 더 줄이면서 PONV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같은 ERAS라도 관리 방법을 개선하면 환자의 상태가 또 달라진다. 우리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통증 관리와 영양 관리 등을 계속 바꿔왔다.

처음 만든 프로토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와 축적한 데이터를 보면서 개선하는 것이다. 2019년에 다중양식 통증 관리를 보강했고, 2025년 수술 영양 지침의 변화 등을 참고해 2026년에는 영양 관련 관리도 조정했다. 이후 결과는 자료가 쌓인 뒤 평가해야 한다. 저희가 참여해 2021년 Asian Journal of Surgery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이런 접근을 살펴봤다. 성향점수로 매칭한 각 133명을 비교했을 때 다중양식 통증 관리군의 통증 점수가 낮았고, 수술 후 재원기간은 4.4일로 비교군의 5.8일보다 짧았다. 여러 통증 관리 방법을 함께 적용했을 때의 결과다.

홍상현  다중양식 통증 조절을 함께 시행해 오피오이드 사용을 줄이고 있다. 자가통증조절장치에서도 환자가 누르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기본 주입을 없애고, 필요할 때 누르는 방식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런 조정은 통증을 관리하면서 오피오이드 사용과 PONV를 줄이려는 접근이다.

 Q. 예방에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인규  PONV 위험은 환자의 병력과 사용하는 약물, 마취와 통증 관리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증상이 발생하지 않아야 식사와 활동 등 다음 회복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위험을 고려해 예방에 필요한 약물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 조절 방법에 따라서도 PONV가 더 심해질 수 있어 예방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회복의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도록 수술 전후의 위험과 약물 사용을 살펴야 한다.

홍상현  예방 약물을 사용했는데도 증상이 생기면 이미 사용한 약물과 발생 시점 등을 살펴 추가 치료를 결정한다. 예방약 투여 후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기전의 약물을 고려하지만, 추가 약물을 사용해도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환자가 불편을 겪은 뒤 대응하기보다 위험을 미리 평가하고 예방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Q. 예방부터 퇴원까지 외과와 마취과는 회복관리를 어떻게 이어가나. 

이인규  수술 중에는 마취과가, 수술 후에는 외과가 약물을 사용하면서 관리를 이어간다. 수술 당일과 다음 날의 증상이 조절되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지 못하면 추가 치료를 고려한다. PONV가 조절돼야 식사와 보행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관리를 전체 회복 과정과 연결해야 한다. 퇴원 전에는 환자 상태와 수술 후 염증 지표를 확인하고, 추가 관찰이 필요한 환자는 퇴원을 늦춘다. 퇴원 후 대처 방법을 안내하고 간호사가 전화로 상담하는 준비도 하고 있다.

퇴원 판단과 관련해 2021년 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ERAS를 적용한 대장·직장암 수술 환자 335명을 분석했다. 수술 후 3~4일째 CRP가 6.47 mg/dL 이상인 경우 높은 합병증 부담과 관련돼, 이런 환자는 퇴원 시점을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홍상현  예방 약물을 사용하는 것과 함께 통증 관리와 마취 방법, 수분 상태 등을 살핀다. 오피오이드 사용을 줄이는 다중양식 통증 조절도 함께 시행한다. 각각의 항목이 연결돼 있으므로 수술 전 평가부터 수술 후 관리까지 여러 요소를 함께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논문>
다중양식 통증 관리와 수술 후 회복
Clinical effect of multimodal perioperative pain management protocol for minimally invasive colorectal cancer surgery: Propensity score matching study. Asian Journal of Surgery. 2021;44(2):471–475. 논문 보기
안전한 조기 퇴원을 위한 합병증 예측
Predictive factors of high comprehensive complication index in colorectal cancer patients using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protocol: role as a safety net in early discharge. 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2021;101(6):340–349. 논문 보기
PONV 예방·관리를 위한 제5차 합의 가이드라인
Fifth Consensus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Postoperative Nausea and Vomiting. 2025. 자료 보기
항구토제의 수술 후 구역·구토 예방 효과 비교
Drugs for preventing postoperative nausea and vomiting in adults after general anaesthesia: a network meta-analysi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20;10:CD012859. 논문 보기

#PONV # 수술 후 구역구토 # ERAS # 항구토제 # 라모세트론 # 5-HT3 수용체 길항제 # 덱사메타손 # 다중양식 통증 조절 # 대장암 수술 # 조기 회복 #서울성모병원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