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건강보험심사평가원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환자경험평가 결과에 처음으로 등급제를 도입한 결과, 평가 대상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가운데 57곳이 1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환자가 평가한 의료서비스의 종합점수는 87.54점이었다. 환자 본인확인과 의료진의 존중·예의에 대한 점수는 높았지만, 환자의 질환에 대해 위로하고 공감하는 정서적 지지 영역은 7개 평가영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심평원은 31일 ‘2025년 제5차 환자경험평가 결과’와 ‘2026년 제6차 환자경험평가 세부 시행계획’을 공개했다. 5차 평가부터 기관별 종합점수를 1~5등급으로 구분해 공개하고, 6차 평가부터는 평가 대상을 전문병원과 100병상 이상 병원까지 확대한다.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13만435명 참여…종합점수 87.54점
환자경험평가는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개인의 선호와 필요, 가치에 맞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았는지 확인하는 제도다.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17년 처음 도입됐다.
5차 평가는 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 전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376곳의 퇴원환자 63만487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퇴원 후 2~56일 이내인 만 19세 이상 의과 입원환자가 모바일웹을 통해 설문에 참여했다.
낮병동과 완화병동,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입원환자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설문은 의사·간호사 영역과 투약 및 치료과정, 정서적 지지,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 환자권리보장, 전반적 평가 등 7개 영역 26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최종 응답자는 13만435명으로, 4차 평가 응답자 64246명의 2배를 넘어섰다. 평균 응답률도 4차 평가 13.6%에서 20.7%로 7.1%p 상승했다.
전체 종합점수는 87.54점이었다. 7개 평가영역 모두 평균 80점을 넘었다.
영역별로는 전반적 평가가 89.31점으로 가장 높았고, 간호사 영역 88.99점,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 88.86점, 환자권리보장 87.70점, 의사 영역 86.89점, 투약 및 치료과정 86.35점 순이었다.
이번 평가에 새롭게 포함된 정서적 지지는 82.37점으로 가장 낮았다. 심평원은 4차 평가와 비교해 기존 평가영역의 점수는 모두 상승했다고 밝혔다.
환자 본인확인 최고…위로·공감과 의사 만날 기회는 낮아
문항별로는 투약과 검사, 수술 등을 시행할 때 의료진이 환자 본인 여부를 확인했는지를 묻는 문항이 91.40점으로 가장 높았다.
간호사가 환자를 존중하고 예의 있게 대했는지를 묻는 문항은 90.46점, 입원 경험에 대한 종합평가는 90.02점을 기록했다.
반면 질환에 대해 의료진과 직원에게 위로와 공감을 받았는지를 묻는 문항은 82.37점으로 가장 낮았다.
환자나 보호자가 원할 때 담당 의사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지를 묻는 문항은 84.11점, 의사의 회진시간이나 변경 정보를 제공받았는지를 묻는 문항은 84.76점이었다.
병원 부서 간 의사소통은 84.79점, 투약·검사·처치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84.90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퇴원 후 주의사항과 치료계획 정보 제공은 86.03점으로 4차 평가보다 8.46점 하락했다. 다만 심평원은 응답 방식이 기존 예·아니오의 2개 척도에서 4개 척도로 바뀐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진시간 관련 정보 제공은 1차 평가 76.96점에서 5차 평가 84.76점으로 올랐다. 투약·검사·처치 이유 설명도 같은 기간 82.97점에서 86.37점으로 상승해 환자의 알 권리 보장과 관련된 일부 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첫 등급제 도입…1등급 57곳·5등급 12곳
심평원은 이번 평가부터 국민이 병원별 결과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관별 종합점수를 5개 등급으로 구분해 공개했다.
종합점수 90점 이상은 1등급, 85점 이상 90점 미만은 2등급, 80점 이상 85점 미만은 3등급, 75점 이상 80점 미만은 4등급, 75점 미만은 5등급이다.
등급이 공개된 의료기관 363곳 가운데 1등급은 57곳으로 15.7%를 차지했다. 2등급은 85곳 23.4%, 3등급은 129곳 35.5%, 4등급은 80곳 22.1%, 5등급은 12곳 3.3%였다.
평가 대상 376곳 가운데 폐업·미추출 기관 2곳과 완료 표본 수가 50건 미만인 11곳은 등급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평가 참여 경험이 오래된 기관일수록 점수가 높은 경향도 나타났다.
1차 평가부터 지속해서 참여한 의료기관 91곳의 5차 평가 종합점수는 90.79점으로 전체 평균 87.54점보다 3.25점 높았다. 간호사 영역은 92.12점,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은 92.10점, 전반적 평가는 92.62점이었다.
반면 5차 평가에 새롭게 참여한 종합병원 6곳의 종합점수는 82.87점이었다. 심평원은 평가 참여 경험이 축적될수록 환자경험평가 성과가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6차 평가 병원급까지 확대…평가기관 376곳→887곳
심평원은 올해 시행하는 6차 환자경험평가부터 평가 대상을 병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한다.
기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더해 전문병원과 100병상 이상 병원을 포함해 총 887곳을 대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5차 평가 대상 376곳과 비교하면 511곳 늘어난 규모다.
평가는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된다. 퇴원 후 8주 이내인 만 19세 이상 의과 입원환자가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로 전달된 모바일웹 설문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평가영역과 문항은 5차 평가와 동일하게 유지된다.
6차 평가 결과는 2027년 7월 공개될 예정이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1~5등급의 기관별 평가등급을 공개하고, 처음 평가에 포함되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7개 영역별 점수를 공개한다.
심평원은 의료기관의 개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질 향상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평가 결과가 낮거나 새롭게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결과 분석과 상담 등 맞춤형 지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국민이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평가등급을 공개했다”며 “신뢰할 수 있는 평가정보를 제공해 환자 중심 의료문화 확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6차 평가에서는 병원급까지 평가를 확대하고, 앞으로 환자경험을 기반으로 환자의 증상 개선 등 치료 성과도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