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02 17:07최종 업데이트 26.10.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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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선 교수 "소아중환자실 15곳 중 신속대응팀은 7곳뿐…성인과 별도 지원체계 필요”

[뷰노 소아 환자안전 글로벌 심포지엄]④ 전담간호사 둔 곳 3곳·AI 조기경보 도입 2곳…수도권 편중도 심각

뷰노 소아 환자안전 글로벌 심포지엄

뷰노(VUNO)가 지난 9월 19일 서울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소아 환자안전을 주제로 한 ‘Global Patient Safety Summit in Pediatrics’를 개최했다. ‘모든 어린이의 안전을 위한 다음 도약(The Next Leap for Every Child’s Safety)’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올해 2월 개최된 ‘Global Patient Safety Summit 2026’의 소아 분야 후속 행사다. 소아 환자의 중증 악화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신속대응시스템(RRS)과 인공지능(AI) 기반 조기경보시스템(EWS)을 중심으로 국내외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각국의 운영 경험과 임상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특히 캐나다 토론토대 크리스토퍼 파슈람(Christopher S. Parshuram) 교수, 미국 피츠버그대 크리스토퍼 호바트(Christopher Horvat) 교수, 호주 퀸즐랜드대 아담 어윈(Adam Irwin) 교수 등 해외 전문가들이 소아 환자 악화의 조기 인지와 대응체계, AI 기반 예측모델의 임상적 활용과 한계를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소아 신속대응체계의 운영 현황과 제도적 과제, AI 조기경보시스템(뷰노메드 딥카스)의 실제 임상 적용 경험이 논의됐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주요 강연 내용을 시리즈 형태로 게재한다.

①캐나다 토론토대 크리스토퍼 파슈람 교수 "AI 조기경보, 의료진 대응∙ICU 전원으로 이어져야"
②미국 피츠버그대 크리스토퍼 호바트 교수 "병원 내 사망 2.5건→0.2건…AI보다 먼저 만든 것은 대응체계"
③호주 퀸즐랜드대 아담 어윈 교수 "패혈증 조기 인식 방식 수십 년째 그대로"…AI·정밀진단 결합 제안
④서울대병원 김유선 교수 “소아중환자실 15곳 중 신속대응팀은 7곳뿐…“성인과 별도 지원체계 필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유선 교수가 국내 소아 신속대응시스템(RRS) 운영 현황과 제도 개선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국내에서 소아중환자실(PICU)을 운영하는 15개 의료기관 가운데 소아 신속대응시스템(RRS)을 갖춘 곳은 7곳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 RRS 전담간호사를 둔 기관은 3곳, 인공지능(AI) 조기경보를 활용하는 기관은 2곳이었다.

성인 RRS가 47개 병원에 확산된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유선 교수는 9월 19일 뷰노 주최로 열린 소아 환자안전 글로벌 심포지엄 ‘Global Patient Safety Summit in Pediatrics’에서 국내 소아 RRS 운영 현황과 제도 개선 과제를 발표했다.

신속대응시스템(RRS)은 일반병동 환자의 상태 악화를 조기에 발견해 의료진이 평가, 처치하고, 필요한 경우 중환자실로 옮기는 환자안전 체계를 말한다. 위험 환자를 감지하고 알람을 뜨게 한 다음 현장에 출동해 치료하는 대응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7곳 중 5곳이 서울…24시간 전담 운영은 극소수

국내 소아중환자실 보유기관 15곳 가운데 소아 RRS를 운영하는 곳은 서울대어린이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어린이병원 등 7곳이다. 이 가운데 5곳이 서울에 몰려 있어 비수도권 소아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중증 대응체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ARS(Acute Response System)를 시작했고, 서울아산병원은 P-MET, 삼성서울병원은 P-SMART를 도입했다. 서울성모병원은 Pediatric SALT를  세브란스어린이병원은 SaveKids를 시작했다.

각 병원들의 감지 방식은 생체징후 하나가 기준을 넘으면 EMR이 자동으로 경고하는 단일지표 방식, 심박수·호흡수·혈압·체온 등을 합산하는 PEWS, 소아중환자실 퇴실·고위험 호흡기 환자 감시, 병동 의료진의 직접 호출 등으로 달랐다.

자동 선별 없이 전화나 협진 의뢰에 의존하는 곳도 있었고, 성인 RRS 인력이 소아를 함께 감시하는 병원도 있었다. 소아 전담간호사를 둔 곳은 3곳이었다. 가장 큰 규모로 운영하는 서울아산병원은 2026년부터 의사 1명과 간호사 5명이 전담해 24시간 운영하는 체계를 갖췄다.
 
신속대응시스템은 환자 악화를 감지·호출하는 단계, 신속대응팀이 출동하는 단계,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 체계와 질 향상 활동이 맞물려 돌아간다. 자료=대한내과학회지 영문판(KJIM) 2021년 논문, 김유선 교수 발표자료 인용  

AI 조기경보 성능 높아졌지만 임상 결과 근거는 엇갈려 

소아 RRS의 감지 기능을 보완하는 AI 조기경보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약 5만명의 소아 입원환자와 연속 활력징후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심폐소생술과 예상하지 못한 PICU 입실 예측 성능이 단일기관에서 AUROC 약 0.91~0.92, 다기관에서 약 0.89로 나타났다. 기존 EWS와 비교해 경보 피로와 관련된 지표도 개선됐다.
활력징후 수치뿐 아니라 측정 간격을 활용한 연구도 소개됐다. 활력징후 측정 빈도 자체를 환자 상태 악화와 관련된 위험 신호로 반영한 방식이다. 약 1만3000명을 분석한 단일기관 연구에서 CPR, 예상하지 못한 PICU 입실, 사망을 포함한 중대한 임상 사건의 AUROC가 0.98로 보고됐다.

하지만 예측모델의 높은 판별력이 RRS 운영의 임상 효과를 곧바로 입증하는 것은 아니었다.

김 교수는 “한 국내 연구에서는 RRS 중재 뒤 병동 심폐소생술이 감소하고 PICU 전동이 빨라졌지만, 약 11년간 9만여명을 살핀 다른 연구에서는 심폐소생술과 예상하지 못한 PICU 입실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해외에서도 소규모 연구에서는 RRS 도입 후 사망과 심정지가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대규모 연구에서 기존의 사망률 감소 추세까지 고려하면 추가 효과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RRS 도입 여부보다 어떻게 운영했는지가 환자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현장에서는 얼마나 빨리 개입해 환자를 안정시키는지 차이를 체감하지만 이를 연구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성인 중심 시범사업…소아는 별도 기준도 수가도 없어

국내 신속대응시스템 시범사업은 2019년 시작돼 현재 3단계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대상은 중환자실이 있는 병원의 만 18세 이상 일반병동 입원환자다. 소아 RRS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 장비, 운영시간을 정한 별도 지정기준과 보상체계는 없는 상태다.

성인 시범사업은 전담의사와 전담간호사, 운영시간에 따라 기관을 구분하고 독립 사무실과 후두경, 인공호흡기, 초음파, 현장검사장비 등을 요구한다. 모든 등급에 일정 경력 이상의 전담간호사를 두도록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소아 RRS 활성화를 위해 시설, 인력, 장비의 지정 기준과 환자 수에 근거한 수가가 만들어져야 하며, 성인과 소아 RRS를 한 팀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상 활력징후와 주된 질환, 악화 양상과 처치 방식이 다르고,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은 소아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독립적인 소아팀을 운영하려면 최소 인력을 유지하는 고정비가 든다. 간호사 한 자리를 24시간 운영하려면 교대인력 최소 5명이 필요하다. 인건비와 보험·퇴직금을 합치면 연간 약 5억원이 필요한 반면 성인 기준 수가로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은 많아야 약 3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아병원은 저출생으로 입원 환자가 줄고, 규모가 큰 곳도 약 300병상 수준이어서 행위별 수가만으로 고정비를 충당하기 어렵다. 성인 수가를 단순히 높이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어 정부가 별도의 재정지원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성인 RRS에 연간 약 5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아체계를 따로 지원하면 약 200억~500억원이 더 필요할 수 있어 정부를 설득할 임상적·경제적 근거를 쌓는 일이 중요한 상황이다.
 
사망률만 보기보다 대응시간·PICU 전동 등 질 지표 필요

현재 신속대응시스템 현행 3단계 시범사업은 2027년 본사업 전환을 앞두고 있다.

김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RRS 운영 후 환자 결과에 따라 보상을 달리하는 성과기반 지불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성과 측정이 강화될수록 소아에 맞는 지표와 위험보정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RRS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망률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RRS가 실제로 얼마나 잘 작동했는지 측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소아 중대 사건은 드물고 치료기술 발전에 따라 사망률 자체가 계속 줄어들어  단순 전후 비교로는 RRS의 효과를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국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질 지표로 ▲일반병동 심정지 발생률, 경고 뒤 30분 이후 발생한 예방 가능 심정지 ▲환자 상태 악화에 따른 신속한 대응 여부 ▲악화 후 6시간 이내 중환자 치료나 PICU 전동 여부 ▲기록의 충실도와 가족 참여, 안전문화 ▲ 일반병동과 중환자실의 재원 일수 등을 제시했다.

결국 소아 RRS의 확대는 신속대응팀을 몇 개 병원에 추가로 설치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환자 악화를 얼마나 일찍 포착하고,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으며, 그 과정에서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PICU를 갖춘 15개 병원 중 7곳만 소아 RRS를 운영하고 있어 소아 환자 치료에 아쉬운 점이 많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근거를 더 쌓고, 지역과 병원 규모에 관계없이 신속대응체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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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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