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01 15:41최종 업데이트 26.10.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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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U 입원 늦으면 사망률 3배…파슈람 교수 “AI 조기경보, 의료진 대응과 함께 작동해야”

[뷰노 소아 환자안전 글로벌 심포지엄]① “조기경보→의료진 대응∙ICU 전원까지 연결 필요…좋은 시스템도 현장서 잘 작동해야”

뷰노 소아 환자안전 글로벌 심포지엄

뷰노(VUNO)가 지난 9월 19일 서울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소아 환자안전을 주제로 한 ‘Global Patient Safety Summit in Pediatrics’를 개최했다. ‘모든 어린이의 안전을 위한 다음 도약(The Next Leap for Every Child’s Safety)’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올해 2월 개최된 ‘Global Patient Safety Summit 2026’의 소아 분야 후속 행사다. 소아 환자의 중증 악화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신속대응시스템(RRS)과 인공지능(AI) 기반 조기경보시스템(EWS)을 중심으로 국내외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각국의 운영 경험과 임상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특히 캐나다 토론토대 크리스토퍼 파슈람(Christopher S. Parshuram) 교수, 미국 피츠버그대 크리스토퍼 호바트(Christopher Horvat) 교수, 호주 퀸즐랜드대 아담 어윈(Adam Irwin) 교수 등 해외 전문가들이 소아 환자 악화의 조기 인지와 대응체계, AI 기반 예측모델의 임상적 활용과 한계를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소아 신속대응체계의 운영 현황과 제도적 과제, AI 조기경보시스템(뷰노메드 딥카스)의 실제 임상 적용 경험이 논의됐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주요 강연 내용을 시리즈 형태로 게재한다.

①캐나다 토론토대 크리스토퍼 파슈람 교수 "AI 조기경보, 의료진 대응∙ICU 전원으로 이어져야"
 
캐나다 토론토대 소아과∙중환자의학과 크리스토퍼 파슈람(Christopher S. Parshuram)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아 환자의 상태 악화를 조기에 포착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실제 환자 예후를 개선하려면 위험을 찾아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의료진의 판단과 대응, 중환자실(ICU) 전원까지 이어지는 병원 전체의 신속대응시스템(RRS)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크리스토퍼 파슈람(Christopher S. Parshuram) 교수는 19일 뷰노 주최로 열린 ‘소아 환자안전 글로벌 심포지엄(Global Patient Safety Summit in Pediatrics)’에서 소아 신속대응시스템의 원칙과 설계 방향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파슈람 교수는 토론토대 소아과·중환자의학 교수이자 캐나다 소아 전문병원인 SickKids의 소아중환자의학 전문의로 소아 환자의 상태 악화를 조기에 파악하는 Bedside PEWS(Paediatric Early Warning System) 개발자다.
 
그는 RRS를 “임상 악화의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자원과 중재를 선제적으로 배치하는 병원 전체 차원의 매커니즘”으로 정의했다. 즉 RRS를 단순히 환자가 위급해진 뒤 출동하는 팀이 아니라, 환자의 악화를 인지하고 적절한 자원과 치료 수준을 연결하는 병원 전체의 대응체계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어 RRS의 핵심 요소로 환자 평가, 의료진 대응, 치료 선택지, 최종 치료 제공 장소 등 4가지를 제시하며 “환자를 식별하고 대응하고 구조한다는 식의 단순한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지속적이고 때로는 빠르게 진행되며 여러 팀이 관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악화는 미리 보인다…늦은 ICU 입원은 사망률∙입원 기간 증가

환자 악화를 조기에 알아채는 것은 RRS의 출발점이다. 파슈람 교수는 “임상 악화는 실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고, 많은 원인에는 치료법이 존재한다”며 “적절한 치료를 더 일찍 제공하면 환자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Bedside PEWS 초기 연구에서도 소아중환자실(PICU) 입원을 앞둔 환자들의 점수는 입원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상승했다. 초기 검증 연구에서 PEWS 점수는 PICU 입원 20~24시간 이상 전 평균 5.3점에서 입원 3시간 이내 9.5점까지 높아졌다.
 
적절한 시점의 ICU 입원도 중요하다. 파슈람 교수는 7개국 21개 병원에서 Bedside PEWS의 효과를 평가한 EPOCH 연구의 후속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후속 분석 결과에 대해 “늦은 ICU 입원 환자는 긴급 ICU 입원 전체의 약 20%였지만 ICU 사망의 50%를 차지했다”며 “ICU에도 약 2.3일 더 오래 머물렀다”고 했다. 후속 분석 논문에서 늦은 ICU 입원 환자의 ICU 사망률은 15.4%로 그렇지 않은 환자의 4.5%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파슈람 교수는 조기경보 점수뿐 아니라 의료진과 보호자의 판단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약 2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간호사의 직관적 판단이 실제 악화 위험을 상당히 잘 반영했다고 소개하며 “간호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 어쩌면 비결은 그들의 말을 듣는 것일 수 있다”며 “부모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다만 데이터 기반 예측이 모든 임상정보를 담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파슈람 교수는 미국의 한 환자 악화 예측 연구를 소개하며 “임상 의사의 관점에서 봤을 때 EMR서 확인 가능한 항목들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소아 환자를 보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호흡 노력(respiratory effort)’은 이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중요한 요소지만, 이상적으로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를 고려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환자 악화가 얼마나 예방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것도 단순하지 않다고 했다. 파슈람 교수는 후향적 검토만으로 예방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하며, 90일 미만 영아의 세균성 뇌수막염 연구를 사례로 제시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질병 초기나 증상 진행 과정에서 조기 인지를 가능하게 할 뚜렷한 특징을 찾기 어려웠다. 모든 악화를 사전에 쉽게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파슈람 교수가 제시한 소아 신속대응시스템(RRS)의 개념도. 자료=파슈람 교수 발표 자료

조기경보 점수가 치료 아냐…예측 결과가 행동으로 이어져야
 
파슈람 교수는 좋은 예측 도구를 만드는 것과 실제 환자 예후를 개선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위험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더라도 이를 의료진의 실제 대응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의 중증도와 현재 제공되고 있는 진료 사이의 불일치를 알아차리고, 대응 수준을 높이거나 낮춰야 한다”며 “의료진의 관찰을 늘리거나 전자 모니터링을 조정하고, 다른 의료진과 소통하거나 환자를 ICU로 옮기는 등의 방식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신속대응시스템은 대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작동해서는 안 된다”며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필요할 때는 대응 수준을 높이고, 안정되면 단계적으로 낮출 수 있는 양방향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스템의 효과는 도입 방식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파슈람 교수는 RRS를 여러 직종과 진료 과정이 얽힌 복합적 혁신으로 보고, 좋은 시스템이라도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활용되지 않으면 기대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EPOCH 연구에서 PEWS 도입은 전체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지는 못했지만 늦은 ICU 입원을 반영하는 임상적 악화 사건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슈람 교수는 “이는 환자를 조기에 식별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 실제로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RRS의 목표는 상태가 악화된 환자를 뒤늦게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가 필요한 상황 자체를 줄이는 데 있어야 한다고 했다.
 
파슈람 교수는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것은 구조에 기반한 진료를 일상적인 진료가 대체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병동 의료진이 행동하고 임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의 삶의 질과 기능적 예후를 개선하려면 계속해서 생각하고 혁신하며, 임상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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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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